최근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학생들이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본관을 점거하고 수업을 거부하며 강경하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동덕여대 본관 앞에는 "명예롭게 폐교하라"는 현수막과 함께 대학 점퍼(과잠)를 벗어두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학교 측에 △공학 전환 전면 철회 △총장 직선제 추진 △남성 외국인 유학생 협의를 요구했다.
학내 곳곳은 빨간 라카 스프레이로 쓴 공학 전환 반대 메시지와 테이프로 붙인 반대 문구가 가득했고, 동덕여대 설립자 조동식 선생의 흉상은 각종 쓰레기와 달걀, 페인트 등으로 뒤덮였다.
100주년기념관 건물 앞에는 ‘공학 전환 결사반대’라는 팻말이 붙은 근조 화환이 늘어섰다. 공개된 피켓과 근조 화환 사진에는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을 기억하라" "여성의 배움터에 남성은 필요 없다" "대학본부는 여자대학 설립 이념을 명심하라" "사기 입학 웬말이냐" 등 문구가 적힌 피켓과 대자보가 걸렸다.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을 이처럼 거세게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2018년 발생한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이 꼽히고 있다. 당시 한 남성이 동덕여대 건물에 침입해 나체 사진과 음란행위 사진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앞서 동덕여대가 지난달 말 진행한 대학 발전 계획 수립 회의 자리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남녀공학 전환을 대안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덕여대는 이날 김명애 총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공학 전환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며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과 소통이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남녀공학 전환 여부는 대학 측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남은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 이화여대 등 7곳이다. 한양여대를 비롯한 전문대를 더하면 모두 14곳이다.
앞서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상명대로 바뀌었다.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통합했고 대구의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와 통합돼 남녀공학이 됐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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