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폭력으로 무법천지처럼 변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11일(현지 시간) 미국 민항기가 총탄을 맞아 이웃 국가로 항로를 긴급 변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승객 가운데 다친 사람은 없고, 승무원 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 일간 마이애미해럴드와 방송 CNN 스페인어판은 이날 오전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서 이륙한 스피리트항공 여객기가 목적지인 아이티 포르토프랭스로 접근하던 중 상공에서 총격을 받고 이웃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항로를 바꿔 산티아고 지역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포르토프랭스로 향하던 여객기들은 회항했고, 현지 공항(투생 루베르튀르 국제공항)은 운영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의 소행인지 알려지지는 않았다.
앞서 아이티 최대 무장 갱단 리더인 ‘바비큐’ 지미 셰리지에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민들은 집 안에 머무르는 게 좋다"며 무장 활동 수위를 높이겠다는 취지의 동영상을 게시한 바 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서반구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에서 주민들은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후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국제기구는 경고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9월 보도자료에서 "아이티 인구 절반에 달하는 540만여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고, 국제이주기구(IOM)는 아이티에 70만 명 이상의 국내 실향민이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국내 실향민은 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통상적 거주지나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으나, 국경을 벗어나지는 못한 이들을 뜻한다.
케냐 주도의 다국적 경찰력이 현지 군·경과 함께 치안 유지 임무를 수행 중이지만, 수시로 인력·장비 부족을 호소하며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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