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암살 후 행정부 공백과 극심한 폭력사태에 시달리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과도위원회를 이끌던 개리 코닐 전 임시총리가 5개월 만에 해임됐다. 과도위원회가 내분을 겪으면서 아이티의 정치적·사회적 혼란 해결이 요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이티 과도위원회는 코닐 전 임시총리를 해임하고 기업가이자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디디에 피세메를 새 총리에 임명했다. AP통신은 “일부 과도위원회 위원이 코닐 전 임시총리 측과 내분이 있어 5개월 만에 총리를 교체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위원 중 3명이 국영 신용은행 핵심 인사에게 75만 달러(약 10억 원)를 요구한 혐의 등으로 아이티 반부패부(ULCC)에 적발됐는데, 이 과정에서 코닐 전 임시총리와 갈등이 커졌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과도위원회는 살인·약탈·성폭행·납치·방화 등 갱단의 무법자 같은 활동에 노출된 아이티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했다. 과도위원회는 2년 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준비를 해왔다. 과도위원회는 전체 9명으로 임기는 2026년 2월 7일까지다. 7명은 투표권을 가졌고 2명은 참관인이다.

정치적 혼란 속에 아이티에서는 갱단의 무장 활동이 심화하고 있다. 이날 아이티에서 미국 민항기가 총탄을 맞아 이웃 국가로 항로를 긴급 변경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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