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y - ‘재판 공정성 저해 우려’ 지적도

대법원은 중요 사건 재판을 하급심부터 중계하는 ‘법원방송 개국’을 지난해부터 검토했으나 현재는 잠정보류 상태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주요 재판의 최종선고뿐 아니라 변론과정 등을 자체 생중계하는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주요 재판 등 자체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법원방송을 이르면 내년 초 개국을 목표로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추가논의를 진행하거나 검토가 이뤄지는 바가 없어 사실상 법원방송 개국 준비작업이 중단됐다는 평가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11월 산하 법원방송국 시범사업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국회에 보고하고 관련 연구용역도 의뢰했다.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법원행정처 의뢰를 받아 실시했던 ‘사법의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재판중계방송 중심의 법원방송 시스템 구축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사법부 차원에서 법원방송 개국을 준비하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개국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거나 중요한 사건 재판을 매체를 통해 중계하는 것에 대한 인식을 묻는 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87.9%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검사와 법관은 긍정 평가가 각각 48.5%, 44.7%에 그치는 등 재판 중계에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급심 재판중계 논의는 재판참여자의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부담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 등에 의해 중단됐다. 재판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법원 관계자는 “형사재판은 말할 것도 없고, 민사재판도 ‘왜 내 사적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중계하느냐’며 관련인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논의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나와 현재로는 법원방송 추진에 대한 방향을 잡거나 검토 및 진행하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헌법 제109조는 ‘재판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규정해 공개재판 원칙을 밝히고 있지만 법정에서 해당 사건에 관심 또는 관련이 있는 사람들에게 내용이 공개되는 것과 해당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에게까지 실시간으로 재판과정이 송출되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지금처럼 변론 개시 전이나 판결 선고 시 정도로 제한해 중계하는 것은 몰라도 전체 과정을 다 중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면이 더 커 보인다”며 “공개재판 원칙이라지만 중계까지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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