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이 문제입니다. 전부 독에 맞아 제정신 아닌 ‘독 정신’으로 살고 있습니다."
불교계 대표 학승으로 꼽히는 무비스님(81)이 12일 부산 범어사에서 열린 책 출간 간담회에서 한국 사회를 이렇게 진단했다. 탐진치는 탐욕, 진에, 우치 즉 욕심과 노여움, 어리석음 등 열반에 이르는 데 방해가 되는 번뇌를 뜻한다. 스님은 "이 세 가지 몹쓸 독을 희석해내고 부드럽고 유연한 삶을 살면 좋겠다"면서 "욕심과 화를 줄이고 공부해라"라고 조언했다.
평생 불교 연구에 매진해 온 스님은 오는 23일 나오는 ‘여천무비스님 전집 화중연화(火中蓮華)’(불광출판사)를 이날 앞서 소개했다. 그동안 스님은 120권이 넘는 책을 쓰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불교 가르침을 알기 쉽게 설파해 왔다. 신간은 이를 재구성해 25권짜리 전집으로 묶어낸 것이다. 예불문과 천수경, 반야심경 등을 다양한 예시와 함께 풀어냈고 금강경, 법화경 등의 경전 강론도 담았다. 스님은 "어린아이에게 밥을 씹어서 떠먹여 주듯이 친절하게 설명했다. 불교 이해는 이것이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공부만 하느라 주지 한번 못했는지 모르지만, 책장 넘길 때마다 다이아몬드가 쏟아지더군요. 다들 이걸 주워 담지 않으니 안타까운 일이죠."
제목에 쓰인 ‘화중연화’는 ‘유마경’에 나오는 구절로 ‘불꽃 속의 연꽃’이라는 뜻이다. 세상의 어떤 어려움도 견뎌내며 헤쳐나가는, 절대로 파괴되지 않는 불법의 지혜를 의미한다. 스님은 "불이 활활 타오르듯 세상은 험하고 고통스럽다. 나도 큰 고생을 하고 죽을 고비도 넘겼다"고 했다. "하지만 부처님 자비로 ‘불꽃 속 연꽃’의 삶을 살았죠. 사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다 ‘화중연화’일 것입니다."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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