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윤주혁(31), 천아람(여·29) 부부

배우를 꿈꿨던 저(아람)는 생계 때문에 잠시 꿈을 접고 연기와는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꿈을 포기하지 못했던 저는 2019년 6월 뮤지컬 소모임에 들어갔죠. 남편 또한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가 뮤지컬 소모임에 가입한 사람이었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남편에게 호감이 갔어요. 하지만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그저 ‘아는 오빠 동생’으로만 지냈죠. 그마저도 코로나19로 모임이 제한되면서 교류가 끊겼어요. 팬데믹이 진정되고 소규모 모임이 허용되자 소모임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거기서 오랜만에 남편을 만났죠. 너무 반가운 마음에 먼저 말을 걸었고 본격적으로 호감을 키운 끝에 연애를 시작했답니다.

남편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언젠가 제가 갑자기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요. 남편은 곧장 시아버지께 부탁해 운전 연수를 받았다고 해요. 알고 보니 남편은 20살 때 면허를 따놓고 한 번도 운전해 보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은 아무렇지 않은 척 운전하면서도 속으로는 ‘혹시나 사고 나면 어쩌지?’ 하면서 덜덜 떨었대요. 나중에 이 사실을 듣고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 커졌죠.

제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건 남편은 제가 무엇을 하든 진심으로 응원하고 격려해 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감성적인데 반해 우리 가족은 무뚝뚝하거든요. 제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싶었어요. 남편 또한 어렸을 때부터 일찍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했어요. 덕분에 저희는 지난해 신혼집을 마련하고 함께 살다가 지난 10월 결혼했습니다. 결혼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어요. 제 직장 문제, 신혼집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잠시 잠들었다가도 몸이 아파 울면서 깨곤 했죠. 하지만 남편은 한 번도 짜증을 내지 않았어요. 외려 아픈 곳을 마사지해주면서 불안하지 않도록 토닥여줬습니다. 지금은 연애 초기의 설렘은 옅어졌지만, 그 이상으로 단단하고 안정된 사랑으로 평생을 함께하겠습니다.

sum-lab@naver.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