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자리한 엔비디아 본사.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자리한 엔비디아 본사. AP뉴시스


엔비디아의 3분기(8∼10월) 실적 발표에 전 세계의 눈길이 쏠린다. ‘트럼프 랠리’가 주춤해지는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의 향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칩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유지, 뉴욕증시 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한국시간) 발표할 엔비디아의 실적은 기술주와 AI 관련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2배를 초과,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증시는 지난 15일 미국 대선 이후 시장을 이끈 ‘트럼프 트레이드’의 차익 실현 물량과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등으로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0%, S&P 500지수는 1.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24%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3.25% 급락, 다른 반도체와 AI 관련주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42% 떨어졌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나틱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의 투자전략가 개렛 멜슨은 "시장이 방향성을 찾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실적이 꽤 강하다면 투자와 거래 모멘텀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뜻하고 위험 선호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서프라이즈’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눈높이도 높아지면서 서프라이즈 강도는 점점 둔화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22% 급증한 300억 달러(약 40조2000억 원)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287억 달러를 4.5% 웃돌았다. 자산운용사 제이니 몽고메리 스콧의 투자전략책임 마크 루쉬니는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SEG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330억 달러, 순이익은 184억달러로 각각 예상된다. 지난 8월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 매출을 325억 달러로 전망했다. 2분기 매출은 300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0.68달러로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87억 달러, 0.64달러를 모두 넘었다. 그런데도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하락했다. 2분기 실적과 3분기 실적 전망 모두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이전보다 상회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를 마지막으로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마무리된다. S&P 지수 기업들의 실적 증가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LSEG의 수석 애널리스트 타지네르 딜론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의 3분기 이익이 약 30% 급증한 데 비해 나머지 493개 기업은 4.3% 증가에 그친 것으로 예상했다.

루스키니는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이익 성장을 이끈 것은 엔비디아가 이끄는 매그니피센트 7이다"고 말했다. 매그니피센트 7은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 모기업),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테슬라 등 미국의 7대 기술 기업을 말한다.

허종호 기자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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