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슨의 설치물 ‘숨결의 지구’ 내부 모습. PKM갤러리 제공
엘리아슨의 설치물 ‘숨결의 지구’ 내부 모습. PKM갤러리 제공


여름이면 수국이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전남 신안군 도초도. 55.28㎢ 규모, 주민은 2300 명 남짓한 섬은 목포에서도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들어가야 한다. 이 작고 먼 섬에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57)의 작품 ‘숨결의 지구’가 들어섰다. 1000 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이 ‘1섬 1 뮤지엄’을 콘셉트로 추진해 온 ‘신안 예술섬’ 프로젝트의 첫 결실이어서 이목을 끈다.

지난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우량 신안군수는 "엘리아슨의 작품이 도초수국정원 정상에 설치됐다"면서 "소멸위기 지역이지만 이를 계기로 관광객 유입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안군은 앞서 지난 13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준공식도 치렀다. 공사비는 47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라퍼 엘리아슨 작가. PKM갤러리 제공
올라퍼 엘리아슨 작가. PKM갤러리 제공


엘리아슨 작가는 이날 직접 ‘숨결의 지구’를 소개했다. 작품은 지름 약 10m 크기 구(球)형 구조물로, 용암석 타일로 구성됐다. 좁고 깜깜한 입구를 지나면 뚫려 있는 천정을 통해 환한 자연광이 들어온다. 이 빛을 머금고 붉은색과 녹색, 청록색의 다면체 패턴 타일이 반짝인다. 작가는 "3차원과 2차원을 넘나드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면서 "자연도 인간도 모두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달린 ‘상대적인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숨결의 지구’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엘리아슨 작가. 박동미 기자
지난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숨결의 지구’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엘리아슨 작가. 박동미 기자


용암석 타일을 활용한 것은 도초도의 지형이 화산 활동으로 이뤄진 점에서 착안했다. 엘리아슨 작가는 "섬의 유산을 계승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 안에 들어가면 바닥도 천정도, 지평선도 없다. 지구의 자궁 안에 있다고 생각하며 지구의 숨결을 느끼면 된다"고 감상법을 설명했다. 천정을 일부러 뚫린 채로 둘 것이다. 그는 "비, 바람, 눈이 그 자체로 작품 안에 들어와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형태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예측 가능한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삶은 늘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늘날 기후도 그러하다. 이를 인식하게 하는 것에 예술의 역할이 있다"고 덧붙였다.

‘숨결의 지구’는 오는 25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4~5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신안군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도록 예약을 받아 한 명씩 입장해 5분간 감상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숨결의 지구’ 설치 전경. PKM 갤러리 제공
‘숨결의 지구’ 설치 전경. PKM 갤러리 제공


신안군은 각 섬에 하나씩 미술관이나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예술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제임스 터렐(노대도), 영국 조각가 안토니 곰리(비금도) 등 세계적인 작가들과 이를 협의 중에 있다. 그 중 도초도가 가장 먼저 ‘예술섬’이 됐다. ‘지구의 숨결’을 제작한 덴마크 작가 엘리아손은 자연 현상에 영감 받은 작업해 왔으며,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분야와 융합한 설치와 회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6년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에 15만 명 유료 관객이 다녀가 화제가 됐다. UNDP(유엔개발계획) 굿윌 기후 행동 친선대사이며, 국내에선 PKM갤러리(대표 박경미)가 전속으로 작가의 전시나 활동 등을 지원·홍보하고 있다.

박동미 기자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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