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북 울진군 평해읍에서 ‘행복농촌만들기법인’이 공동영농에 참여한 농가의 콩을 수확하고 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제공
18일 경북 울진군 평해읍에서 ‘행복농촌만들기법인’이 공동영농에 참여한 농가의 콩을 수확하고 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제공


청년들 주축 공동영농 전환 추세
벼 단작 대비 생산액 67% 증가
참여농가에 면적별 배당금 지급
고령화 위기 농촌에 해결책 부상




울진=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도가 고령화로 위기에 처한 농업 대전환을 위해 추진하는 대규모 이모작 공동영농이 농촌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농사는 청년이 주축이 돼 벼만 재배하는 단작(單作) 대신 콩(5월)을 같이 심어 10월에 수확하고 곧바로 밀과 보리, 양파 등을 재배해 이듬해 5월 거두는 것으로 소규모 여러 고령 농가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다. 기계화로 경영비는 줄고 이모작으로 생산 소득은 증대돼 참여 농가는 높은 배당금을 받는 긍정적 효과를 얻고 있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울진군 경축순환특구의 ‘행복농촌만들기법인’은 기존 벼농사만 짓던 186가구로부터 농지 140㏊를 받아 조사료(90㏊)·밀(50㏊)에 이어 콩(90㏊)·벼(50㏊)를 수확하는 이모작 공동영농을 했다. 그 결과 이 면적에 벼농사만 했을 경우 13억4400만 원에 불과했던 생산액이 22억4000만 원으로 약 67% 증가했다.

이모작 공동영농에 참여한 최모(65) 씨의 경우 3.3㎡당 4400원의 순소득을 배당받았다. 직접 벼농사를 지었을 때의 3.3㎡당 순소득 2170원에 비해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법인에서 농사를 거의 도맡아 짓고 자체 인건비, 농약대, 경영비를 제외하고 유통까지 한 뒤 순소득을 참여 농가별 면적에 따라 배당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6600㎡의 땅으로 공동영농에 참여했다. 최 씨는 “불안정한 쌀값으로 농사를 그만둘까 고민했는데 법인에서 소득을 늘려줘 횡재한 기분마저 든다”고 전했다.

경북도에는 이러한 특구가 지난해부터 조성돼 현재 구미 밀밸리특구, 포항·경주 식량작물특구, 문경 영순지구, 영덕 달산지구 등이 있다. 구미 밀밸리특구는 90여 농가가 참여해 120㏊로 농지를 규모화하고 콩에 이어 밀·양파 이모작으로 농가소득은 벼농사 단작 대비 콩과 밀은 1.7배, 콩과 양파는 5.8배까지 높이는 성과를 냈다. 이 특구는 경북 도내 최초로 우리 밀을 전문적으로 제분하는 공장도 구축했다. 조영숙 경북도농업기술원 원장은 “공동영농은 법인이 첨단농기계를 도입해 규모의 경작을 하고 농가는 참여만으로도 높은 배당금을 받아 농사짓기 힘든 고령층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도내 고령층이 많은 지역을 위주로 이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경북의 전체 농가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 농가 인구 비율은 2010년 37.4%(17만6098명), 2015년 42.0%(17만2282명), 2021년 50.3%(17만5347명), 2022년 52.9%(18만1960명), 2023년 56.0%(18만4991명) 등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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