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두산타워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상풍력발전기 운영 및 유지·보수(O&M) 과정에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이 시연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두산타워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상풍력발전기 운영 및 유지·보수(O&M) 과정에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이 시연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 (15) 두산에너빌리티

GE서 도입한 ‘디지털 트윈’ 활용
부품 이상 등 각종 데이터 확인
상태진단·문제예측·수명계산도
제조업 디지털 솔루션 확대 노력


분당=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주기기 설계·제조 역량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보다 정밀한 발전 설비 예측 결과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두산타워 사무실에서 만난 박진성 두산에너빌리티 디지털솔루션 팀장은 디지털 트윈 기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가상의 모델로 구현해 실제 환경과 똑같이 설계 또는 작동하도록 만든 디지털 복제물이다. 박 팀장은 이날 원자력발전의 주요기기인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 등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모델을 보여주며 컴퓨터 화면을 통해 주요 부품의 이상 여부 등 각종 데이터를 확인했다. RCP는 원자로 주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원자로 내부의 냉각재를 순환시켜 원자로 코어의 열을 제거하는 부품이다. 박 팀장은 “운영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 기반 모델과 설계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물리 기반 모델을 조합하는 방식의 ‘하이브리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수명 예측 등의 정밀 예측진단 결과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은 2016년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 처음 소개한 개념이다. GE는 디지털 공장 ‘프레딕스’를 도입해 산업 기계, 설비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최적화된 현실 세계의 공장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GE 외에도 디지털 트윈을 도입한 해외 기업으로는 SAP, 엔비디아, 지멘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있다.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두산타워에서 박진성 두산에너빌리티 디지털솔루션 팀장이 디지털 트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두산타워에서 박진성 두산에너빌리티 디지털솔루션 팀장이 디지털 트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두산그룹 내 무탄소 에너지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는 각종 발전 기자재 제조 단계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설비 또는 부품을 만들 때 나타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실제 상황을 모니터링해 문제를 예측하고 진단을 가능하도록 한다. 또 다양한 가상 실험을 거쳐 기기 성능을 최적화하는 한편, 유지·보수(O&M) 여부를 예측하고 설계를 변경할 때의 효과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품을 만들 때 납기일을 단축하거나 투입되는 비용을 줄여 ‘제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설비 제작부터 운영 단계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발전을 비롯해 풍력발전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된 데다 바다 위에 설치돼 접근이 까다로운 해상풍력발전기를 운영 및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트윈이 유용하게 쓰인다. 해상풍력발전단지 내 모든 풍력터빈을 3D 형태로 구현해 풍력터빈 날개인 블레이드, 날개를 로터 축에 연결해 고정하는 허브, 발전기, 증속기 등 각 기기의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화공 플랜트 분야에서도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적용해 왔다. 지난 2022년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 등 산업용 가스 제조 전문기업인 어프로티움과 ‘디지털 및 수소 사업에 대한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어프로티움은 국내 최대 수소 공급·생산기업으로 국내 유통되는 산업용 수소의 약 40%, 국내 탄산시장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예측 진단, 플랜트 최적화, 디지털 트윈 등 AI 기반 솔루션을 도입한 이후 플랜트의 환경 배출물을 최소화하면서도 원가를 절감하고,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제조업 분야 디지털 솔루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부터 데이터분석팀, 디지털솔루션팀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 이노베이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14일에는 한국에너지공단과 산업용 보일러 비파괴검사 프로세스 AI 기술 적용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 2018년 두산에너빌리티는 제품을 파괴하지 않고 방사선을 투과해 얻은 이미지로 제품의 성능, 상태를 확인하는 일명 ‘비파괴검사’에 최첨단 AI 기술을 접목한 ‘디비전(D-Vision)’을 개발하고 2021년부터 경남 창원 본사 공장에 적용했다. 디비전의 용접 결함 판독 정확도는 95% 이상이고, 도입 후 3년간 수집한 용접 결함 데이터가 10만 건이 넘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부터 해마다 산업계 디지털 트렌드를 공유하고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하는 ‘디지털 전환(DX)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이달 29일 제3회 DX 포럼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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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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