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 인터뷰
문인들 정신 잇는 권영민 명예교수
만해 한용운(1879∼1944)과 무산 조오현(1932∼2018) 문학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는 재단법인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권 교수와 재단의 인연은 강원 인제에서 열리는 만해 축제로 시작됐다. 한용운이 조계종 3교구(설악산 일대)에 속한 백담사에서 시인이 됐기 때문에, 조계종 3교구가 한용운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재단을 지원해왔다. 이에 조오현 스님이 지난 2018년에 입적하기 전만 하더라도 스님들이 재단을 맡아 운영해왔지만, 조오현 스님 입적 후 사업 확대 및 대중화를 위해 재단을 민간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스님들이 운영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권 교수가 이사장으로 낙점됐다. 권 교수는 2022년부터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재단은 한용운이 1918년 발간했던 종합지 ‘유심(惟心)’도 재창간했다. 유심 발행인을 맡은 권 교수는 “각박하고 피폐해진 세상에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깊은 문학 정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여 재창간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유심은 한용운의 사상 및 조오현 스님이 강조했던 조화와 상생을 주요 가치로 삼은 문예지로, 이름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에서 따 왔다.
한용운이 편집인 겸 발행인을 맡은 유심은 최초의 불교 교양 잡지였다. 정신문명과 대중 계몽을 내걸고 3호까지 발행됐으나, 이듬해인 1919년 3·1 운동 전후 일제의 탄압 등으로 종간됐다. 조오현 스님을 중심으로 한 재단이 2001년 시 문예지로 ‘유심’을 복간했고, 2015년 12월까지 총 92권을 냈다.
재창간된 유심은 젊은 문인과 독자를 아우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재창간 1호에는 첫 초대 시인으로 문태준의 신작 시와 에세이가 담겼고 구중서·유자효·홍사성 등 5인의 신작 시조와 김언·박소란·정호승·황동규 등 15인의 신작 시도 수록됐다.
권 교수는 만해 한용운 시전집 ‘님의 침묵’과 무산 조오현 시 전집 ‘적멸을 위하여’를 잇따라 펴낸 바 있다. 약 50년의 시차를 두고 태어난 두 승려 시인의 작품은 설악산 백담사를 한국 문학의 중요한 성지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올해는 한용운 서거 8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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