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증가세… 올 21% 늘어

A 씨는 암에 걸려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후 면역 치료를 광고하는 병원을 찾아 1억 원을 예치한 뒤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병원이 갑자기 폐업하고 연락이 닿지 않아 선납진료비 환급에 애를 먹었다. B 씨는 치과에서 임플란트 2개를 식립(심어서 세움)기로 하고 150만 원을 선납했다. 그러나 고정체만 식립한 상태에서 병원이 문을 닫아 치료 중단에 따른 고통을 겪어야 했다.

거액 치료비를 선납 받고 소리 없이 폐업하는 의료기관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의료기관 휴·폐업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964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21년 196건, 2022년 247건, 지난해 275건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9월까지 246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 대비 21.8% 늘었다.

상담 이유는 선납 진료비 환급 요구가 687건(71.2%)으로 가장 많았고, 치료 중단에 대한 불만이 178건(18.5%)으로 뒤를 이었다. 진료과별로는 치과와 피부과가 각각 332건(34.4%), 280건(29.0%)으로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외 성형외과 56건(5.8%), 한방 44건(4.6%) 등이었다.

의료법 시행 규칙은 ‘의료기관이 휴·폐업하려면 신고 예정일 14일 전까지 웹사이트 등에 안내문을 게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휴·폐업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갑자기 폐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 예방을 위해선 이벤트성으로 과도하게 가격을 할인하거나 치료비 전액 선납을 요구하는 의료기관은 주의해야 한다”며 “계약 시 반드시 치료 내용·금액이 포함된 계약서를 받아야 하며, 현금 대신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이용하고 계약 사항이 지켜지지 않으면 카드사에 ‘할부항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할부항변권은 20만 원 이상 3개월 이상 할부 결제한 후 계약 미이행 등이 발생할 시 잔여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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