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북한 평양에서 개막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에 다양한 무인기가 전시돼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1일 북한 평양에서 개막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에 다양한 무인기가 전시돼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김정은 ‘국방발전 2024’참관

러 수출 노린 방사포·무인기
ICBM·정찰위성 발사체까지
모자이크 없이 또렷하게 공개

전문가 “비핵화 협상 선그으며
트럼프에 더 큰 양보 압박 의도”


북한이 21일 대러 수출을 노린 방사포, 자폭공격형 무인기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찰위성 발사용 우주발사체 등 첨단 무기까지 끌어모은 ‘무기 쇼케이스’를 열어 대내외에 국방력을 과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과의 협상은 갈 데까지 가봤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비핵화 협상에도 선을 그었다. 트럼프 신(新)행정부가 흡족할 만한 협상안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러시아를 축으로 하는 진영외교를 강화하고 국방력 증강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평양에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를 개최했다. 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고체연료 ICBM인 ‘화성-19형’ ‘화성-18형’,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쏘아 올린 발사체 ‘천리마-1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6나형’, 북한의 주력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KN-23 등이 전시돼 있다. 그동안 북한이 모자이크 처리했던 각종 무인기 모습도 또렷하게 공개했다. 자폭공격형 무인기를 비롯한 최소 6종의 무인기가 사진에 식별됐다. 북한이 러시아에 수출한 240㎜ 방사포와 300㎜ 방사포, ‘불새’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장갑차 등도 전시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북한이 포탄과 미사일에 이어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각종 무기 장비를 통한 도발 역량을 과시하면서 이런 무기들이 언제라도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개막식 기념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이었다”고 언급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대북정책을 구상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때와 같은 조건으론 대화가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적당한 협상 카드가 제시된다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신들(북한)과 협상하고 싶다면 엄청난 엔트리 비용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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