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스트레스에 총기 자살 시도
안면이식수술 성공…"자살 방지 캠페인 나설 것"
학업 스트레스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얼굴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미국 남성이 안면 인식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찾았다.
미국 CNN 등 현지 매체는 23일(현지시간) 기증자의 조직으로 얼굴 85%를 이식해 새 얼굴을 갖게 된 데릭 파프(30)의 사연을 보도했다.
미시간주 하버 비치 출신의 데릭은 학업 성적도 뛰어나고 풋볼팀 주장까지 맡은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학업 스트레스를 받던 그는 2014년 3월 5일 밤 하지 말아야 할 끔찍한 선택을 했다. 자신의 머리에 산탄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집안 총기 보관함이 열린 것을 발견한 아버지 제리 파프는 집 주변을 살피다가 차고 옆 눈더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 데릭은 병원으로 급히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데릭은 "어떤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며 "총을 꺼내고 밖으로 나가 스스로에게 쏜 순간까지 어느 것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다행히 데릭은 살았지만 총상으로 얼굴이 심각하게 손상됐다. 코와 입술, 치아, 이마 일부를 잃었고 후각을 상실했다. 코로 숨을 쉬거나 미소를 짓고, 눈을 깜빡이는 일도 불가능했다. 음식을 씹고 삼키기도 힘들어 튜브를 통해 음식을 공급받아야 했다.
58차례에 걸친 안면 재건 수술도 한계가 있었다. 코와 턱, 치아, 눈꺼풀과 이마뼈 일부가 없었고 씹거나 말하는 것이 여전히 어려웠다.
파프의 어머니 리사 파프는 "의료진은 ‘결국 남은 건 안면 이식 수술 뿐’이라며 더 할 수 있는 치료가 없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파프는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에서 안면 이식 수술을 받기로 했다.
안면 이식 수술은 얼굴의 일부 또는 전체를 잃은 사람에게 뇌사자의 코와 입술, 눈 주변 등의 피부를 기증받아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기증자의 이마부터 턱까지 절개해 피부 아래 혈관, 신경, 근육 등을 함께 분리한 뒤 안면을 이식받을 환자의 혈관, 신경, 근육과 차례로 이어주는 고난도 수술이다.
의료진은 3D 프린팅 기술과 디지털을 통해 가상 수술을 하며 뼈의 어느 부분을 어떤 각도로 절개할지까지 정확히 계획했다. 기증자와 데릭의 얼굴 신경을 정밀하게 연결해 데릭이 웃음 지을 때 신경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했다.
수술 계획을 세우고 연습하는 데만 무려 9개월 넘게 걸렸다.
지난 2월 기증자가 나타나면서 데릭은 안면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50시간 이상 이어진 수술에 80명 넘는 의료진이 투입됐다. 이식 부위는 이마 일부, 코, 광대뼈, 치아, 상·하악, 눈꺼풀, 입, 얼굴 근육, 얼굴과 목의 피부를 포함했다. 데릭 얼굴의 약 85%는 기증자의 조직으로 대체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덕분에 데릭은 10년 만에 코로 숨을 쉴 수 있게 됐고 기쁨, 웃음, 슬픔, 실망 등 얼굴로 감정 표현도 가능해졌다.
마침내 데릭은 지난 3월 5일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마주했다. 극단 선택을 시도했던 날로부터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데릭은 "다시 사람이 된 느낌이며,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기분"이라고 감격을 표했다.
데릭은 이식 후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는 주 2회씩 운동하면서 언어 치료도 받고 있다.
수술은 데릭이 삶을 대하는 태도도 바꿔놨다. 데릭은 "내일이 되면 새로운 태양이 뜬다.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이를 넘길 줄 알아야 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자살 예방 캠페인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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