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11시18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11시18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제철소 2주 만에 또 화재
2시간만에 진화… 조업에 차질
철강산단 올 누적생산액 7% 뚝
노조는 창사이래 첫 파업 수순

포스코, 잇단 화재 공식 사과


포항=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경북 포항을 대표하는 철강산업에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주 만에 또 불이 나고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일부 공장이 문을 닫는가 하면 포스코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등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25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8분쯤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2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또다시 조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포스코 측은 용융로 외부 철피 손상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포항시민과 임직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천시열 포항제철소장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화재 사고로 인해 많은 걱정과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회사는 사고대책반을 구성해 신속한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2∼4고로의 탄력적인 운영을 통해 조업 차질을 방지해 고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공장에서는 지난 10일에도 폭발·화재가 발생해 쇳물 생산이 중단됐다가 19일 복구되는 등 포항제철소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또 내수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급 등으로 최근 현대제철 포항 2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은 45년 만에 멈췄다. 현대제철 포항 2공장은 H빔처럼 주로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형강 제품,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은 못·나사·타이어 보강재 등을 생산했다. 포스코는 지난 7월에도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을 폐쇄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포스코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는 25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포스코 전체 직원 1만6000여 명 가운데 조합원은 8000여 명이다. 찬성이 반을 넘기면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 노사는 임금 관련 부분에는 이견을 일부 좁혔지만,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처우 문제를 두고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처럼 포항 철강산업을 지탱하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이 흔들리면서 포항철강산업단지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 기준 274개 업체가 357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들 업체의 같은 기간 누적 생산액은 11조29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조2300억 원보다 약 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25억7455만 달러로 6.1% 감소했다.

 포항 지역의 한 경제계 인사는 “포스코 노조마저 파업하면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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