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체부·예술위 상주작가 지원 대상 이상수씨
도서관·서점·문학관 등에
매달 인건비 주며 문학지원
“최고의 장점은? 월급이죠”
글·사진=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울산 북구에 있는 ‘양정작은도서관 달팽이’. 이곳에는 도서관을 드나드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고양이 ‘박봉석’이 있다. 푸른색 상가의 4층에 위치한 이 작은 도서관에서 어느 날 박봉석은 탈출을 감행한다. 며칠간 이어진 가출 소동은 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도서관으로 돌아오며 마무리됐다. 유유히 도서관으로 돌아와 꼬리를 흔드는 박봉석을 보며 한 작가는 생각한다. ‘이 이야기도 글이 되겠구나.’
이 귀여운 가출기를 글로 쓴 주인공은 바로 에세이 작가 이상수다. 에세이 ‘라그랑주점’ 등을 펴낸 그는 도서관 사서도,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아니지만, 매일같이 도서관에 출근한다. 지난해를 시작으로 올해로 2년째, 그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상주작가다. 도서관 한편에 마련된 그의 작업공간에서 작가는 울산 주민들의 삶에서 소재를 발견해 글을 쓴다.
“저는 상주작가분들이 운영하는 문학 프로그램을 따라다니는 작가 지망생이었어요.”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작가는 ‘작가 꿈나무’ 시기를 지나 “등단을 하고 책을 내고 보니 내가 상주작가로 지낼 수 있는 ‘단골 도서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물론 상주작가로서 글만 쓰는 것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문학기반시설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작가에게 매달 인건비를 지원하고 도서관·서점·문학관에 운영비를 지급해 지역에서 문학 이야기가 꽃피도록 한다. 이 작가는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작가를 대출해드립니다’와 같은 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과 창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진로 상담을 진행한다. 때로는 강사가 돼 수필 강좌를 열기도 한다. “문학을 많이 누릴수록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 거잖아요. 그걸 저희 동네에서 할 수 있어서 기뻐요.”
상주작가가 된 덕분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도서관이 2023년 상주작가 사업 우수시설로 선정돼 그는 지난 9월 스웨덴·노르웨이 해외 연수 기회까지 얻었다. 이 작가는 “작가로서 해외를 방문할 기회를 얻으니까 인정받은 기분이 들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웨덴의 도서관과 노르웨이의 ‘미래 도서관의 숲’까지 둘러본 그는 이 경험으로 또 한 편의 글을 완성했다.
“상주작가로서의 장점이요? 무엇보다 월급이죠!” 어느덧 2년, 올해로 활동 기간이 끝나는 그는 솔직했다. 전업작가에게 창작활동에 무엇보다 도움이 되는 것은 고정 수입, 그리고 그다음은 집필 공간이다. 이와 함께 그가 꼽은 아쉬운 점은 “1년 중 8개월뿐인 근무 기간”이다. 이 작가는 “근무 기간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조금이라도 더 오래 도서관에 출근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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