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 “증언 요청이 교사에 해당한다 볼 순 없어”
이 대표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
김 부장판사, 공판중심·적극적 소송 지휘
이 대표 불출석 당시 “원칙대로”…불출석 불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유는 ‘증거 부족’이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증언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위증을 시켰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봤다. 이 대표는 법정을 나서며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김동현)는 25일 위증교사 혐의를 받은 이 대표에게는 무죄, 위증 혐의로 기소된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 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김 씨가 위증을 했지만 이 대표가 김 씨가 기억하는 한도를 넘어 허위 발언을 하도록 요구한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법정을 나서며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서로 죽이고 밟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고 함께 살아가는 정치, 죽이는 정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자고 정부와 여당에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고 내내 정면을 응시했고, 선고 직후에는 김 씨의 변호인 등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사법 리스크 두 번째 고비’ 한숨 돌린 이 대표 “재판부에 감사”

재판부는 김 씨가 위증을 한 동기는 이 대표의 통화라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증언 요청이 교사 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통화 당시 김 씨가 증언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증언할 것인지 정하지 않았다”며 “이 대표가 김 씨의 위증을 알았거나 예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 김 씨 사이의 통화에서 이뤄진 증언 요청에 대해 재판부는 고의성이 약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김 씨가) 적어도 명백히 부정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만 명시적으로 증언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김 씨가 모른다고 하거나 부인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증언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행위가 방어권 행사에 해당한다고도 판시했다. “일련의 행위가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피고인이었던 이 대표가 할 수 있는 증거탐색이나 방어권 행사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다.

김 씨에 대해서는 “이 대표의 요청을 받고 자신이 알거나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아는 것처럼 위증했다”며 유죄로 봤다. 다만 “국가 사법기능을 방해했지만 반성하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는 2019년 2월 자신의 재판에서 김 씨에게 “김 전 시장이 KBS 측과 협의로 이 대표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는 취지로 증언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는 2002년 ‘분당 파크뷰 분양 특혜 의혹’을 취재하던 KBS PD와 짜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 받은 바 있는데, 이 대표는 김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발언 관련 증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실제로 2019년 2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관련 내용을 증언했다.

◇위증교사 1심 맡은 김동현 부장판사는 누구?

이번 판결을 내린 김동현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정기 법관인사로 선거·부패를 담당하는 형사합의 33부를 맡고 있다. 올해도 이동 없이 같은 재판부를 담당 중이다. 복잡하고 당사자 간에 의견이 대립하는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소송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혐의 등 사건 첫 공판에서 정 씨 변호인이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삼갔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정 씨의 보석이 허가된 뒤 검찰이 요청한 정 씨 외출 동선에 대한 사실조회에 대해서는 “검찰이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는 명확한 자료가 없는데도 사실 조회 등으로 신변을 조사하는 것은 공판중심주의나 당사자 평등 원칙에 비춰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각했다.

이 대표의 정치 일정을 이유로 한 불출석 요청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고 공판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대표가 4·10 총선을 앞두고 재판 불출석을 요청했을 때도 “원칙대로 하는 게 맞는다”며 불출석을 허가하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전남 장성 출신으로 서울 우신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공군 법무관 복무 뒤 2004년 광주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 서울동부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부산지법 부장판사,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올해 1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이 평가하는 우수 법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한·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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