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아트홀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청의 다문화 학생 진로·멘토링 프로그램 ‘꿈토링스쿨’ 4기 수료식에서 학생들이 개막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아트홀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청의 다문화 학생 진로·멘토링 프로그램 ‘꿈토링스쿨’ 4기 수료식에서 학생들이 개막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다문화 교육, 환대의 장으로 - 서울시교육청 ‘꿈토링스쿨’

다문화 중고생 80여 명 대상
패션디자인·모델·뮤지컬 등
전문가 초빙해 ‘진학 멘토링’
“내 출신을 특색으로 만들어줘”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꿈토링스쿨’에서 수강한 덕에 한림예술고 모델과에 합격했어요. 나 같은 다문화 학생들과 함께 진로를 설계하면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꿈을 위해 노력하게 됐어요. 아울러 다문화 친구들과 국적이 다른 부모님에 대한 경험을 나누며 몽골인인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아트홀에서 열린 꿈토링스쿨 4기 수료식에 참석한 패션모델반 최서연(16) 학생은 “모델학원비가 보통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데 꿈토링스쿨을 통해 유명한 선생님의 진학 멘토링을 무료로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꿈토링스쿨은 이상봉 패션디자이너 등 각 업계 최고 전문가를 멘토로 초빙해 서울 지역 중·고교 다문화 학생 80여 명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서울시교육청의 다문화 학생 진로·멘토링 프로그램이다. 교장을 맡은 이 디자이너를 필두로 전국 대학의 패션디자인학과 교수·현직 모델 등 업계 전문가들이 강사로 활동한다. 이날 진행된 꿈토링스쿨 수료식에서는 ‘우리다문화장학재단’에서 우수학생 1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패션디자인반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의상을 패션모델반 학생들이 입고 무대에 서기도 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축사에서 “꿈토링스쿨에 참여한 다문화 학생들이 10∼20년 뒤 업계 리더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시교육청이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꿈토링스쿨은 올해부터 기존 패션디자인·패션모델반에 더해 뮤지컬반을 신설해 다문화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 개발을 지원 중이다. 또 사단법인 세계시민포럼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음악·미술반을 신설해 서울다문화교육지원센터(다+온센터)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꿈토링스쿨을 담당하는 정영혜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 주무관은 “다문화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해 꿈토링스쿨 수업을 보다 다양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꿈토링스쿨을 수강한 다문화 학생들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소통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외국인인 부모에 대해 한층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뮤지컬반을 수강한 파키스탄 출신 아자르 아이샤(18) 학생은 “내가 다문화 가정 출신이라는 걸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꿈토링스쿨을 다니며 ‘다문화는 오히려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이상봉 교장 선생님이 다문화 가정에 태어난 걸 자신의 특색으로 살리라고 조언해준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몽골인인 강수정(18) 학생도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비싼 학원비 때문에 아르바이트할 수밖에 없었는데 꿈토링스쿨 덕에 부담을 덜었다”며 “평소 한국인이나 몽골인 그 어느 쪽과도 잘 어울리지 못해 고민이었는데 나와 비슷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찾을 수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다문화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위해 방학 중 진로캠프인 디딤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다문화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한국어 집중 교육을 지원한다. 또 진로 탐색과 학교생활 적응 지원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등과 연계해 지역 탐방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 다문화 중·고교생들의 맞춤형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위해 진로캠프도 개최한다. 진로캠프 기간에는 대학에 진학한 다문화 가정 출신 선배들과 함께 연세대·경희대·서울교대 등 대학 탐방도 진행해 대학 진학 동기를 부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문화 중·고교생들의 진학·취업 지원을 위한 간담회 및 세미나도 개최해 맞춤형 진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주 배경(이주 경험이 있는) 고교생 맞춤형 진로진학지원 정책포럼과 세미나 등을 개최해 관계기관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다문화 학생 진학·취업지원 사업 등 관련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박에스더 서울다문화교육지원센터 장학사는 “대학과 연계한 멘토링과 인문학 강좌 등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학생들이 대학 진학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구상하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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