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방정책 전 대책 분주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불법 이민자 대거 추방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다가오자 불안감에 사로잡힌 이민자들이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에 망명 신청을 하거나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을 서두르는 경우도 있다. 대학들은 방학 중 본국으로 가는 유학생들에게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전 재입국을 권고하기도 했다.

NY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했거나 합법적으로 체류할 법적 근거가 미약한 이민자들은 미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하고 있다. 망명 허가 가능성은 크지 않아도 일단 절차가 진행 중이면 시간은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민권자와 교제 중인 이민자들은 결혼을 서둘러 영주권 신청 자격을 얻으려 하고 있다. 이미 영주권이 있는 이민자들은 최대한 빨리 시민권을 받으려고 한다. 지난주 미국 내 한 한국 매체에도 이민 변호사 사무실에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한 한인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는 보도가 나기도 했다. 합법적인 영주권 신분이라 해도 트럼프 행정부 내 이민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시민권 취득을 서두른다는 취지다.

트럼프 2기 ‘국경 차르’에 내정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은 범죄자와 추방 명령이 이미 내려진 이민자들을 우선으로 추방하겠지만, 불법 체류자들을 찾기 위해 직장 불시 단속 등 다른 수단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부모를 따라 어린 시절 미국에 와 불법체류하는 이들에게 추방을 면하고 취업할 수 있게 한 제도인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제도를 통해 합법 체류 신분이 된 이민자들도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 DACA 제도를 없애려고 했다.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와 웨슬리언대 등 몇몇 대학은 외국 학생에게 겨울방학에 본국을 방문할 경우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에 귀국하라고 권고했다. 웨슬리언대는 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취임 전에 미국에 와 있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안내했다.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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