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방 치올라쿠와 맞붙을듯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의 강경 우파 후보가 1위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내달 결선 투표가 치러질 전망이다. 1위가 예상됐던 친서방 후보인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과 경제난으로 고전하면서 루마니아 대선이 미궁 속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 개표가 93%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강경 우파 성향의 컬린 제오르제스쿠(무소속) 후보가 2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루마니아 최대 정당인 사회민주당(PSD)을 이끄는 치올라쿠 총리가 2위(21%)로 선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주 뒤인 12월 8일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서 제오르제스쿠 후보와 치올라쿠 총리가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루마니아 대선은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득표 1위와 2위 간의 결선 투표로 당선자를 가린다. 루마니아는 총리가 행정 실권을 쥐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대통령은 외교·국방 관련 사안을 책임진다. 국제사회는 이번 대선의 최종 결과에 따라 유럽연합(EU)·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루마니아의 향후 외교 정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던 치올라쿠 총리의 부진은 경제난과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한 국민적 반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루마니아는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각하고 최근 몇 분기 동안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다. 특히 3분기 성장률은 1.1%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치올라쿠 정부가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구매력 상승과 투자 확대로 사회적 지출이 증가하면서 경제 상황이 다소 호전됐지만 그동안 쌓여온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론에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치올라쿠 총리의 표심 이탈로 이어졌다. 치올라쿠 총리는 우크라이나와 EU, 나토를 강력히 지지한다. 반면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나토의 집단 방위를 “외교의 수치”라고 부를 정도로 반나토적 성향이 짙은 인물이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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