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송재우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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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전망

1기때도 미·중 무역분쟁 탓
컨선 물동량 증가율 반토막

홍해사태 종결도 핵심 변수
글로벌 수요 감소 초래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도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정책 변화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향후 4년간은 글로벌 해운시황이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간 지대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오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5일 ‘트럼프 신행정부가 컨테이너선 시황에 미칠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 홍해 사태 해소가 컨테이너선 시장에 직접적인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 1기(2017∼2021년) 때 촉발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이미 글로벌 컨테이너선 물동량이 급격히 둔화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1년 차였던 2017년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TEU 기준·전년 동기 대비)은 5.7%였지만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자 2018년 4.4%, 2019년 2.2%로 떨어졌다. 양종서 수은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은 보편적인 수입관세를 공약했다”며 “무역분쟁 대상이 되는 상품은 주로 완제품이기 때문에 이를 운송하는 컨테이너선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컨테이너선 시황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홍해 사태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친이스라엘·반이란 성향이 뚜렷한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초 임기를 시작한 뒤 중동 분쟁 종식을 이끈다면 수에즈운하 통과가 가능해지면서 노선 우회를 위해 투입됐던 선박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수들을 종합한 시나리오 분석에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요 둔화가 나타나면 2027년까지 매년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 증가율 대비 1∼2%포인트 이상 낮은 수요증가율로 시황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수요 둔화에 내년 상반기 말 홍해 사태 종식이 겹칠 경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황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선임연구원은 “향후 약 4년간 컨테이너선 시황의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컨테이너선 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우려가 확산하며 한국이 실리외교 차원에서 중간 지대인 ‘글로벌 사우스’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수출시장 다변화·생산기지 최적화·수입처 다각화 등을 위해 한국이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 협력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사우스는 제3세계 개발도상국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정 교수는 “정치적 영향력이 있으면서도 경제 규모가 큰 인도·인도네시아·멕시코·브라질 등 4개국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보건·의료·정보통신기술(ICT) 등 한국이 전문성을 가진 주요 분야에 집중해 협력 면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이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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