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Economy - ‘新 자원전쟁’ 격전지

아프리카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는 뒤처지고 있지만, 전 세계 광물의 30% 이상이 매장돼 있는 자원 대륙으로 글로벌 신(新)자원 전쟁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2차전지, 태양광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각국이 아프리카로 몰려들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백금 전 세계 매장량 중 89%를 보유하고 있으며 크롬은 80%, 망간은 61%, 코발트는 52%가 매장돼 있다. 또한 원유와 천연가스도 각각 전 세계 매장량의 10%와 8%가 아프리카에 있다.

특히 아프리카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 및 전기차 제조에 사용되는 리튬, 코발트, 백금 등 핵심 광물 등을 세계 매장량의 약 절반을 보유하고 있어 아프리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이에 아프리카 국가들은 광물 자원을 정부의 재정 수입, 외화 수입의 원천으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광업 부문은 아프리카 국가들 국내총생산(GDP)의 약 10%, 전체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탄소 중립에 대한 지속가능한 개발 시나리오(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에 핵심이 되는 흑연, 코발트, 니켈, 리튬 등 4대 주요 광물에 대한 수요가 2040년까지 20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원자재들을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요 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국은 일찌감치 아프리카에 진출해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을 통해 개발주도권을 잡았다. 2010년 이후로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에 따라 광산 투자뿐만 아니라 생산된 광물을 가공 지역 및 항만으로 수송하기 위해 인프라에도 투자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 코발트의 약 70%를 중국 기업들이 확보하고 있다. 또 리튬 확보를 위해 짐바브웨, 나미비아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중국 톈츠머티리얼즈는 배터리 소재 생산을 위해 모로코에 2억6000만 달러(약 3632억7200만 원)를 투자했고, 중국 화유코발트의 자회사는 짐바브웨에서 3억 달러 규모 리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도 아프리카 광물 부국들에 자금 및 기술 지원을 통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6월 다자협력체인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에 앙골라, 보츠와나, 우간다 등 아프리카 자원 보유국 7개 나라를 포함시켰다.

이에 몸값이 높아진 아프리카 각국은 광물 수출을 통제하고, 채굴권을 독점하며 ‘자원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원이 중요해진 현재의 상황을 국가 경제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짐바브웨는 정제되지 않은 리튬의 수출을 금지하면서 외국 기업들이 자국 내 광물 정제 시설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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