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금호건설의 한 시공 현장에서 ‘인공지능(AI) 안전관리 시스템’이 고층 작업자의 안전고리 착용을 인식한 결과가 이동형 CCTV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금호건설 제공
지난 1월 금호건설의 한 시공 현장에서 ‘인공지능(AI) 안전관리 시스템’이 고층 작업자의 안전고리 착용을 인식한 결과가 이동형 CCTV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금호건설 제공


■ Build Up Korea - 금호건설 ‘인공지능 안전관리 시스템’ 상용화 눈앞

이미지 한 번만 보고 물체 식별
중장비 작업현장 무단 진입 등
위험상황 빠르게 감지해 메시지

고정·이동형 CCTV 결합·분석
타워크레인 고층현장까지 적용
단순감시 넘어 ‘안전문화’ 정착


“삐삐삐…3층 난간 작업자 안전고리 미체결 감지, 즉시 안전장구 점검 요망.”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자와 작업자에게 경고 메시지가 울려 퍼진다. 고소 작업자가 안전고리를 체결하지 않고 작업하는 것을 ‘인공지능(AI) 안전관리 시스템’이 감지하고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리다. 경고 메시지를 전달받은 작업자는 신속히 안전장구를 재정비한 뒤 작업을 재개한다.

26일 금호건설(대표이사 조완석)에 따르면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한 AI 안전관리 시스템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시스템은 딥러닝과 같은 AI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력 중심의 안전관리 한계를 극복하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스마트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업계 전반에서는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위험요소가 상존하는 건설현장에서 기존 방식의 안전관리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금호건설은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당시부터 선제적으로 안전관리 혁신을 추진했다. 금호건설 기술연구소는 2021년 하반기부터 AI 기술을 접목한 CCTV 관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인력 중심 안전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진행됐다. 여러 실증단계를 거쳐 이 시스템은 오는 12월 기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금호건설이 개발한 AI 안전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YOLO(You Only Look Once, 이미지를 한 번만 보고 물체를 검출하는 딥러닝 기술)다. YOLO 기반의 객체 인식 기술이 적용돼 건설현장의 위험 상황이 실시간으로 감지된다. 기존의 객체 인식 기술이 여러 단계를 거쳐 물체를 식별하는 것과 달리, YOLO는 한 번의 연산으로 물체의 종류와 위치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어 감지 및 분류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다.

YOLO를 통해 현장 작업자의 안전모·안전벨트 미착용, 중장비 작업 반경 내 무단 진입과 같은 위험 상황을 1초 이내로 감지할 수 있다. 현장에 적용한 결과 90% 이상의 높은 인식률을 보였다. 24시간 지속적인 현장 안전관리가 가능하다. 또 시스템이 감지한 위반사항은 즉시 안전관리자와 작업자에게 전달될 뿐 아니라 다음 날 TBM(Tool Box Meeting) 시간에 안전교육 자료로 활용돼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안전교육이 가능하다.

고정형 CCTV와 이동형 CCTV를 결합한 유연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해 사각지대 없는 현장 관리가 가능하다. 여기에 타워크레인 CCTV까지 통합하면서 고층 작업에 대한 안전관리도 한층 강화했다. 고층 건설현장에서의 안전관리는 기존 영상 분석 기술로는 작업자의 움직임이나 안전장비 착용 여부를 식별하기 어려웠다. 날씨 변화나 햇빛 반사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정확한 모니터링이 제한적이었다.

금호건설은 AI 안전관리 시스템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첨단 이미지 보정 기술을 접목했다. 특히 타워크레인에 설치된 CCTV는 고도별 최적화된 영상 처리 알고리즘을 통해 고층에서도 선명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기상 조건이나 시간대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식별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AI 학습 모델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고층 작업 시 작업자의 안전장구 미착용 및 위험지역 진입 등 위험 행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최근 AI 안전관리 시스템을 일부 현장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결과, 검출률과 정확도가 목표치를 초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 시스템이 단순한 감시 도구를 넘어 현장의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AI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이뤄지면서 작업자들의 자발적인 안전수칙 준수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 단순 안전사고 방지를 넘어 안전 인식과 문화 개선까지 가능한 새로운 안전관리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건설은 기술 개발을 완료한 후 모든 현장에 AI 안전관리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AI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금호건설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스템 개발은 건설현장 안전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건설업계 전반의 안전관리 고도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AI 안전관리 시스템은 현장 안전관리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안전관리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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