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랑합니다 - 미래를 준비하는 충주 사과 농부들 <상>상>
저는 교수직을 은퇴한 후 충북 충주시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현재 사과 마이스터 과정을 2년째 이수하며 사과 재배기술 배움의 길을 계속 걷고 있습니다.
농업 마이스터 과정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농업 작물 재배 명장을 양성하는 과정입니다. 사과 마이스터 과정은 중상급 사과 재배기술을 보유한 농업인을 대상으로 고도화된 재배기술 및 최신 스마트 재배기술 등을 접목해 사과 작물의 생산량, 품질 등을 향상시켜 농민 소득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충주는 우리나라 굴지의 사과 생산지로 벌써 16년째 마이스터 과정을 운영해 다수의 사과 마이스터를 배출하였습니다. 농업 마이스터 과정에서 보여준 현장 실제 경험과 최신 이론이 결합된 성공적인 모델을 타 산업 분야에서도 벤치마킹했으면 합니다.
명색이 교수 출신이라 책으로 사과 재배기술을 공부하는 것은 자신 있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마이스터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이러한 나의 자신감이 얼마나 보잘것없는가를 즉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인이 6000여 평의 과수원을 경작하는 진심 농부이기도 한 과정 주임교수님을 비롯해 마이스터 과정 선배들인 강사들은 정말 최신 재배 이론과 풍부한 실제 경작 경험이 함께 어우러진 전형적 선도 농부였습니다.
이 과정 이수 중에서 만난 30대 초반에서 40대 후반의 젊은 농부들은 제게 큰 감동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사과 재배 명장들 못지않은 기술과 자신감을 가지고, 최신 과학적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사과 농업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과수원을 기반으로 하여, 임차 경작을 통해 농지 면적을 늘려가는 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과원 크기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젊은 농부들의 노력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에서 저는 한국 농업의 밝은 미래를 봅니다. 그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은 우리 사과 농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최근 사과 농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수입 개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3년 추정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수입 가격은 국내산 사과보다 약 15% 저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 농부들은 이 상황을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15% 정도의 가격 차이는 우리의 품질 우수성과 혁신적 재배기술 도입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세계 시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라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사실 2015년 쌀 수입이 전면 개방되었을 때도 국내 쌀 농가는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당시 캘리포니아산 ‘캘로스’ 쌀은 고가임에도 부유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국내 쌀 농가는 기계화와 고품질 품종 개발을 통해 위기를 이겨냈습니다. 현재 쌀 소비 시장에서 수입 쌀의 점유율은 극히 미미합니다.
포도 농가의 사례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됩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칠레산 포도가 수입되기 시작했을 때,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품종 갱신, 재배 관리 개선, 선별 강화 등을 통해 한국 포도는 품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한국산 포도가 해외로 수출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우리의 젊은 사과 농부들은 이러한 사례들을 교훈 삼아, 더욱 혁신적인 방식으로 사과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기술 혁신에만 집중하지 않습니다.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고 새 유통 방식을 도입하는 등 경영 혁신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온라인 직거래, 체험 농장 운영, 가공품 개발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저는 젊은 사과 농부들의 도전과 열정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농업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개척합니다. 저 역시 그들과 함께 농업의 밝은 미래를 꿈꾸며, 그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다음 ‘칭찬합니다’에서는 이들의 면면을 그들의 꿈과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강남준 서림사과농원 대표(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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