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내년 한국의 경제·수출성장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주요 기관들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귀환’에 따른 ‘차이나 리스크’도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기준치 100)는 11월 대비 5.5포인트 상승한 97.3을 기록했다. BSI는 2년 9개월 연속 100 미만을 기록했는데, 이는 1975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장기인 2018년 6월∼2021년 2월(33개월)과 같은 기록이다. 지수가 100을 밑도는 것은 기업들이 향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하향’ 일색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2.2%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내년에는 2.1%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도 모두 올해 2.2%에서 내년에는 2.0%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2.2%→2.0%, 2.5%→2.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왔던 수출 역시 내년에는 위기가 예상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으로 미·중 무역 마찰에 따른 ‘관세 전쟁’뿐만 아니라 중국의 한국 견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의 ‘2025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의 10대 주요 수출 산업 가운데 7개 분야에서 중국 공급과잉이나 자국산 대체 등으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