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캐나다 25% 관세”
‘마약과 전쟁’ 명분 내세워
취임일 관세폭탄 부과 경고
대중국 추가 관세 예고도
동맹보다 美우선주의 구체화
한국도 공격 대상될 가능성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과 동시에 ‘관세 폭탄’을 퍼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국제 경제도 트럼프 2기를 맞아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펜타닐 유입 및 불법 이민 문제 대응을 명분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우선주의’ 성향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1기 트럼프 행정부 때도 폐기하려 했던 북미 3국 간 자유무역 체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도 공식화해 대중 관세 폭풍도 예고했다. 올해 역대 최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 중인 한국에도 비상등이 들어왔다.
◇동맹보다 미국우선주의 =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수천 명의 사람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면서 범죄와 마약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세는 특히 펜타닐 등 마약과 불법 외국인들의 미국 침략이 멈출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도 했다.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25%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대상을 국경을 맞댄 멕시코와 캐나다로 지목하면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무력화로 자유무역 체제가 무너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이 멕시코를 우회해 미국에 상품을 수출한다는 지적에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때부터 USMCA 재협상을 요구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고강도 ‘관세 드라이브’를 예고한 것은 ‘미국우선주의’ 원칙을 보다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편관세를 통해 미국의 노동자와 생산자를 보호하고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응하는 데는 ‘동맹’이라도 예외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입장에서 만성적인 무역 적자를 가져다주는 국가 중 하나인 한국도 언제든 관세 정책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중 관세 폭탄 공식화 =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캐나다와 함께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대선 때 언급한 대중 관세 폭탄도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 갱단 등이 중국에서 원료를 가져다 만든 뒤 미국으로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펜타닐 문제에 대해 “나는 펜타닐을 비롯해 상당한 양의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과 관련해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중국 정부 대표들은 내게 마약 밀매 적발 시 최고형인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기존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중국산 전기차에 100%, 태양전지·반도체에 50%, 리튬이온·배터리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대중 관세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차이롄서(財聯社)는 “트럼프 당선인이 또다시 관세 몽둥이를 휘두른다”고 비난했다. 관영방송 CCTV는 전미소매협회(NFR)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이행되면 매년 미국 소비자의 구매력이 최대 780억 달러(약 107조6000억 원)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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