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대트랜시스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공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대트랜시스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공


회사 비상경영 동참요구는 외면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파업 철회 후에도 명분 없는 주택가 민폐 시위를 되레 강화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파업과 시위를 강행하고 있는 노조 내부에서는 최근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노조원 수십 명이 제명되기도 해 ‘노노(勞勞) 갈등’마저 빚어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원들은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시위를 강행했다. 현대트랜시스 임금·단체협약(임단협)과 무관한 인근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열린 시위로 인해 출근·등굣길에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사측은 지난 11일 임원의 연봉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노조에 위기 극복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오히려 노조는 주 2회였던 주택가 민폐 시위를 지난주부터 주 3회로 늘렸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장외 집회와 시위는 현재까지 11차례나 진행됐다.

한 달 넘게 파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노조 내부 갈등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최근 운영위원회를 열고 노조원 51명을 제명했다. ‘반복적 복무지침 위반’이 사유였는데,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효과도 없고 비판만 있는 시위를 왜 계속하나” “시위할 시간에 협상 전략에 대해 고민하라” 등 노조 지도부를 향한 비판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이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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