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고위·예산정책처 동일 예측

통계청 추산 0.68명보다 늘어

주형환, 국제심포지엄서 축사
“혼인·출생 증가세에 반등 조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와 국회 예산정책처가 올해 합계출산율 전망치를 0.74명으로 제시하면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출산율이 반등할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형환(사진) 저고위 부위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중·일 협력 사무국(TCS)에서 열린 ‘제8회 통계청-유엔인구기금(UNFPA) 공조 저출산·고령화 국제 심포지엄’ 축사에서 “최근 혼인 건수가 5개월 연속, 출생아 수는 2개월 연속 증가하며 출산율 하락세 반등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4명으로 전망돼 처음으로 출산율 반등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추산한 올해 출산율 예측치 0.68명이나 지난해 출산율 0.72명보다 높은 수치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이 예상된다”며 “최근 지연된 출산의 회복 등 영향으로 올해는 전년(0.72명) 대비 0.02명 상승해 2028년까지 완만히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저고위와 예산정책처가 올해 출산율이 반등할 것으로 본 이유는 최근 실제로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출생아 수가 2만 명을 웃돌았다. 8월 혼인 건수도 1만752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17건(20.0%) 늘었다. 그 외에 비혼 출산도 증가세다. 지난해 출생통계에서 혼인 외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늘며 3년 연속 증가했다. 이는 전체 출생아(23만 명) 중 4.7%에 해당한다.

주 부위원장은 전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주최 제10차 K-환경·사회·지배구조(ESG) 얼라이언스 회의 특별강연에서도 “(올해 합계출산율은) 0.74명 내외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출생아 수를 내부에서 분석했을 때 합계출산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 주 부위원장이 이틀 연속 이를 언급한 것”이라며 “합계출산율 반등이 유력한 만큼, 이달을 기점으로 (국회에서)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출산율 상승 전망에 대해 합계출산율 소폭 상승에 기뻐하기보다는 10년 뒤를 바라본 인구 정책을 수립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미세한 합계출산율 상승은 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에 2030년 이후를 바라보고 장기적 인구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며 “청년 취업경쟁률·수도권 과밀현상 해결 등 저출생 및 인구 문제를 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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