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정치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년 법관 전원을 국민이 직접 뽑는 멕시코 법관 선거에 1만8000여 명이 지원했다. 법관 선거가 과열되면서 여당과 여론 눈치 보기가 심해져 사법부의 독립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멕시코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법원장을 지낸 아르투로 살디바르 대통령 정책실장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의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880여 명을 선출하는 판사 선거에 출마를 신청한 1만8447명이 온라인 등록을 마쳤다”며 “다음 달 14일까지 후보자 적격 심사를 거친 뒤 별도 평가위원회에서 면접 등을 통해 최종 후보를 추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9명으로 구성될 대법관에는 480명의 후보자가 지원했다고 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후보 신청 규모는) 놀랐고, 모든 예상을 뛰어넘었으며, 멕시코 국민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이는 역사적인 일이며 완전한 성공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멕시코 상원은 제비뽑기 방식으로 내년 선거를 치를 법원 대상지를 선정했다. 나머지 지역 법관은 2027년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멕시코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임 대통령 재임이 끝나기 직전인 지난 9월 판사직선제를 도입했다. 대법관을 포함한 7000여 명의 모든 법관을 국민 투표로 선출한다. 멕시코는 개헌을 통해 △대법관 정원 감축(11명→9명) △대법관 임기 단축(15년→12년) △대법관 종신 연금 폐지 △법관 보수의 대통령 급여 상한선 초과 금지 등 내용을 담은 개혁안을 가결했다. 정부와 여당 지지자들은 내년 선출될 직선 판사들이 사법부 내 문제로 지적됐던 ‘불처벌, 부패, 비효율’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 직원들과 법학자 등 반대론자들은 판결이 여론과 여당 입김에 휘둘려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내놓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헌법 개정으로 멕시코의 사법 제도 견제와 균형이 침식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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