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인사중 유일하게 백악관행 트럼프의 즉흥적 정책 제어했던 인사들 사라지며 ‘독주’ 불보듯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직접 대화 추진 가능성이 거론되며 미·북 정상회담의 조기 성사를 두고 알렉스 웡(사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부보좌관 지명자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1기 행정부에서 세 차례 미·북 정상 간 만남을 담당했던 이들이 2기 행정부에서는 대거 배제된 상황에서 당시 국무부 대북 특별 부대표로 대북 외교 실무에 깊이 관여한 웡 지명자만 2기 행정부에서도 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즉흥적이고 극단적인 정책을 제어했던 이른바 ‘어른들의 축’이 사라지고 ‘충성파’만 남은 상황에서 회담 성사를 두고 전략적 판단 없이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에만 이끌려 갈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웡 지명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주요 인사 중 유일하게 2기 행정부 입성이 결정된 인물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2기 행정부에 기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스티브 비건 당시 대북특별대표, 성 김 전 대사는 모두 민간기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웡 지명자를 발탁하며 “대북특별부대표로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웡 지명자는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 후속 협상을 위해 폼페이오 전 장관이 2018년 7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고, 2019년 말부터는 미·북 협상 실무를 총괄했다.
외교가에서는 웡 지명자에 대해 북한 비핵화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백악관의 대북 기조를 읽고, 그에 적극 부응하는 ‘정치적 감각’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건 전 부장관이 ‘대북원칙론자’라면 웡 지명자는 상대적으로 유연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그만큼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이 많이 반영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웡 지명자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대북 정책을 펼치는 전통적 입장보다는 북한을 관리·통제하는 쪽에 특화된 경력을 갖고 있어 자칫 미·북 간 정상외교 과정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북한의 뜻이 자연스레 관철될 가능성도 있다. 한 관계자는 “웡의 성향도, 맡은 직책(NSC 수석부보좌관)도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을 정책으로 실현시키는 역할에 가깝다”며 “미·북 정상 간 직접 대화 추진이 이뤄진다면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