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삼양 등 1년만에 승진
“경영 역량·성과 등 입증해야”


연말 재계 인사에서 오너가(家) 3·4세들이 잇따라 승진하며 ‘경영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주요 식품그룹 오너 후계자들도 잇달아 승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뚜렷한 경영 성과나 이렇다 할 검증 절차 없이 후계자들이 초고속 승진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장기적으로 기업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부 기업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오너 3세가 입사 후 1년 반∼2년여 만에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35) 상무는 지난 2021년 7월 오리온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부서인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1년 5개월 만인 이듬해 12월 인사에서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올해 35세인 담 상무는 최근 오리온이 해외법인을 통해 지분을 인수한 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도 합류했다.

‘불닭’으로 잘 알려진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의 오너가 3세인 전병우(30) 전략기획본부장(CSO)도 지난 2020년 20대에 임원이 됐다. 전 본부장은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으로 1994년생이다. 지난 2019년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다. 입사한 지 4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농심 오너 3세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31) 미래사업실장(상무)은 지난 25일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신 전무는 2019년 사원으로 입사한 사례로, 지난 2022년 2년 10개월 만에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의류나 화장품 중견기업 오너가(家) 2·3세 딸들도 잇달아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후계자 본인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업 승계는 영속성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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