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 (18) 에쓰오일 <끝>
사상 최대규모 ‘샤힌 프로젝트’
울산에 88만1000㎡ 면적 조성
원유를 원료로 직접 전환 ‘TC2C’
공정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향상 끝>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샤힌 프로젝트’의 고품질 플랜트 건설을 위해 국내 설계·조달·시공(EPC)사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자리한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 들어서자 축구장 약 67개(축구장 1개 7140㎡)를 더한 크기와 맞먹는 48만㎡ 규모의 거대한 부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 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현재 에쓰오일의 기존 정유 시설 주변 세 곳에 흩어져 있는 샤힌 프로젝트 부지는 이곳을 포함해 총 88만1000㎡로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에 달한다. 정유 업체인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대폭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는 2026년 기준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현 10%대에서 25%로 2배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특히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인 ‘TC2C(Thermal Crude-To-Chemicals)’ 설비 구축 작업이 분주히 진행되고 있었다. TC2C는 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시설이다. 이 기술은 공정이 단순하고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아 기존 설비와 비교해 경쟁력이 클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TC2C는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원천 기술로,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로 상업 가동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유 등의 원료를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신규 분리 및 촉매 기술을 적용해 정제하고, 석유화학 원료용 유분의 수율을 70%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신기술을 탑재하고 있다”며 “라이선스 공정 설계 과정에서 다양한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를 반영해 에너지 강도 지수 1분위를 달성, 탄소 배출도 줄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가로 10m·세로 40m·높이 67m에 무게가 3200t에 달하는 초대형 ‘스팀 크래커’ 장비도 빠르게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스팀 크래커는 열을 이용해 나프타 등의 원료를 분해해 에틸렌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물이다. 현재 구축 예정인 10기 중 8기가 먼저 건설 중이었는데, 전체 설비가 완공되면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에쓰오일은 TC2C와 스팀 크래커 설비 등이 구축되면 가격 측면에서 타사와 비교해 앞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유·나프타·에틸렌·폴리에틸렌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공정에서 원료를 모두 자체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통 석유화학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운송·통관·원가 비용 등이 절감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와 연계해 탈탄소 전략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 전통적인 정유 산업은 휘발유·등유·경유 등 연료유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데 집중해왔으나,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과 이에 따른 에너지 전환 기조로 인해 향후 연료유 시장 축소에 대비치 않으면 큰 어려움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환경에서 에쓰오일은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저감 노력 및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오는 2030년 기준 배출량 전망치(Business As Usual·BAU) 대비 35%를 감축한다는 탈탄소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단·중기적으로는 기존 공장의 에너지 효율 개선, 저탄소 스팀 도입 등 탄소 배출 비용에 대한 고려 없이도 자체적인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아이템들부터 우선해서 실행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수소 등 친환경 연료 대체, 탄소 포집(Carbon Capture) 등 다양한 대책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기본 설계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집중해 최초 설계 단계보다 탄소 배출량을 약 20% 이상 절감하도록 방안을 강구했다”며 “가동 이후 세부적인 배출량은 상세 설계를 거쳐 산정될 예정이며 회사가 목표한 2050 탈탄소 로드맵 달성을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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