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 (17) 네이버
레이저 측정으로 3D정보 획득
거리뷰 넘어 업장정보도 보여줘
다수 실증경험에 AI기술 더해져
사우디에 이어 주요 도시서 수주
네이버 지도 앱에 찍힌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東門). 우측 상단의 ‘거리뷰 3차원(3D)’ 버튼을 누르자 코엑스 내부에서 열리고 있는 행사 이름과 기간, 실시간 밀집도를 비롯해 ‘자라홈’ 매장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 중식당 ‘호우섬’의 ‘메뉴 살펴보기’ 등 아이콘이 실제 건물·거리 사진 위에 떴다.
이는 네이버가 정식 출시를 준비 중인 네이버 지도의 ‘거리뷰 3D’ 가상 시연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 11일 통합 콘퍼런스 ‘단 24’를 통해 네이버랩스의 디지털 트윈(실제 장소를 가상으로 구현) 기술 기반으로 개편 중인 새로운 길 안내 기능의 정식 명칭 ‘거리뷰 3D’를 공개했다. 실제 거리 모습 자체만 보여주는 기존 ‘거리뷰’ 기능을 넘어 이 위에 업장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네이버 지도 PC 버전은 올해 4월부터 서울 강남구와 종로구 북촌 일부 지역에 한해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리뷰 3D’는 네이버랩스의 새로운 디지털 트윈 장비 ‘P1’으로 고도화됐다. 이 장비는 레이저로 거리·위치 등 주변 상황을 측정하는 라이다(LiDAR) 센서와 GPS 품질 개선을 위한 듀얼 안테나를 탑재, 주변 환경의 3D 정보를 함께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네이버의 독보적인 디지털 트윈 기술은 중동으로 수출되면서 활로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한 이래로 주요 도시들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함께 도시계획 및 홍수 시뮬레이션 등과 같은 핵심 서비스 개발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이달 22일에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세계 진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이번 협약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에 동력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했다.
네이버는 한층 고도화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수의 실증사업(PoC) 경험을 쌓아왔다. 네이버는 제2사옥 ‘1784’를 테스트베드로 다양한 첨단 기술이 융합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선보였다. ‘1784’ 안을 돌아다니는 100여 대의 서비스 로봇 ‘루키’가 그 사례다. 실내 지도제작(매핑) 로봇 ‘M2’가 건물을 디지털 트윈 기술로 업데이트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플랫폼에 올린 것을 기반으로 루키들은 움직이고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서울시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했다.
이러한 프로젝트 수주 배경에는 네이버가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축적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등 차별화된 기술력이 있다. 네이버는 7년째 연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R&D 투자액은 14조 원에 달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결과 10㎝ 내외의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를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원천 기술부터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매핑 로봇, 데이터를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AI와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디지털 트윈에 최적화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갖춘 유일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역시 글로벌 기술 기업 평가 당시 네이버가 가장 빠르고, 확장성 높은 디지털 트윈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자평했다.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최근 네이버페이는 디지털 트윈 개발 솔루션 ‘어라이크(ALIKE)’를 활용, 아파트 매물 및 단지를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 있는 ‘부동산 VR 매물·단지투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실내에서 아파트 단지 전체에 이르는 방대한 공간을 3D 기술로 현실감 있게 구현해, 사용자들은 아파트 건물의 높이와 일조량 변화부터 실내 전체적인 구조까지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지난해 넷플릭스가 선보인 네이버웹툰 원작의 ‘스위트홈 시즌2’에도 쓰였다. 이 기술 기반의 시각특수효과(VFX)가 파손된 잠실야구장 배경을 만들어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인터넷 산업 환경 속 기술에 꾸준히 투자하며 미래를 대비해온 만큼 앞으로도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도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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