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합니다 - 엄한진(33)·황수정(여·32) 예비부부

저(수정)와 남편을 이어준 건 크로스핏(고강도 복합운동)이에요. 예비 남편은 평소 체력 관리 필요성을 느끼던 차에 제가 다니던 체육관에 등록하게 됐어요. 제 이상형이 저보다 운동 잘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제 막 크로스핏을 시작한 예비 남편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죠.

하지만 예비 남편은 달랐나 봐요. 운동 끝나고 사람들끼리 밥을 먹으면서 남편과 통성명했는데, 이후로 몇 번이나 제게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러다 예비 남편이 운동복을 골라달라며 절 데리고 운동복 전문점에 갔는데, 그때부터 급속히 가까워지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예비 남편에게 들어보니 이미 운동복이 여러 벌 있었지만, 저와 만나기 위해 이런저런 핑계를 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제 생일, 예비 남편이 저에게 만나보고 싶다며 수줍게 고백했습니다. 섬세하고 다정한 모습에 점차 호감을 느끼고 있었던 타이밍에 들어온 갑작스러운 고백에 ‘심쿵’하더라고요. 그날부터 저희는 연인이 됐답니다.

연애 초반에는 꽤 갈등이 있었어요. 저는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몸 상태가 안 좋아도 어떻게 해서든 다 하는 편인데, 예비 남편은 일보다는 몸이 우선이라는 주의거든요. 제가 건강 문제로 힘들어하면서도 일을 해 나가니까 예비 남편이 쓴소리해서 몇 번 다퉜어요. 걱정하는 마음에 강하게 얘기했다는 걸 알아서 그런지 서운한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어요.

저희는 올해 1월부터 결혼 준비를 시작해 내년 3월 15일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얼마 전 추석 때 예비 남편과 처음으로 친정에 같이 갔는데요. 걱정과는 달리 가족과 너무 잘 지내는 예비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답니다. 앞으로 결혼해 소중한 아이가 태어난다면, 책과 여행을 가까이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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