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체 예산안 강행 태세

지역화폐 증액 포기까지 불사
용산 특활비 등 감액으로 국힘 압박

내일 예결위 단독처리 가능성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지역화폐 예산 증액 등을 포기하는 대신 권력기관 특수활동비 삭감이 핵심인 자체 수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여야가 예산안과 세입 부수 법안을 놓고 법정 기한(11월 30일) 내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정부 원안이 12월 2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증액 없는 감액안’ 처리는 야당도 부담일 수밖에 없는 만큼 여당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용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12월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반드시 처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쟁점 예산이 무더기로 보류되면서 29일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감액만을 반영한 자체 수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경찰청 특활비, 정부 예비비 등에 대한 감액 기조는 그대로 관철한다는 것이 지도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헌법 57조에 따라 정부 동의 없이는 국회가 예산 증액을 할 수 없는 만큼 지역화폐, 올해 일몰을 앞둔 고교 무상 교육 국비 지원 등 민주당이 요구해온 증액 예산은 일단 포기하고 감액안만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관행적으로 예결위에서 보류된 쟁점 예산은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 기획재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예결위 소(小)소위원회’로 불리는 비공식 회의체에서 최종 조율을 거친다.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양당 원내대표 간 담판도 이뤄진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자체 감액안이 최종적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면 의석을 앞세워 정부 예산을 발목 잡았다는 비판과 함께 지역에서 반발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수정안을 지렛대로 여당과의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예결위 의원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포퓰리즘 예산 증액을 관철하기 위한 압박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예산안 자동 부의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한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의 일환으로 도입된 이 제도가 사라지면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겨 연말까지 늦어지는 사례가 일상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예산 당국은 개정안이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적기 집행이 지연돼 국민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고 비판했다. 기재부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연초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회계연도 개시 전 10조 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해놓는데 2023·2024년 예산안은 12월 하순에 늑장 통과돼 해당 금액이 ‘0원’이 됐다.

나윤석·박수진·이은지 기자
나윤석
박수진
이은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