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28일 오전 지하철로 몰린 시민들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 연속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28일 오전 지하철로 몰린 시민들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폭설에 직장인 이틀째 출근대란
“회사 가는중 재택근무 연락받아”
“선채로 차량 두대 보내” 발동동
아예 휴가내고 출근 포기하기도


“간밤 내린 폭설 때문에 일부러 두 시간 일찍 나왔는데, 방금 전 회사에서 재택근무로 전환한다는 공지가 왔네요.”

최대 40㎝ 이상의 누적 적설량을 기록한 28일 오전 서울 도심은 이틀째 ‘출근 대란’이 벌어졌다. 전날 ‘출근 지옥’을 경험한 일부 직장인들은 아예 휴가를 내고 출근을 포기하기도 했고, 재택근무로 전환한 회사들도 나왔다. 지하철은 일부 노선이 한때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이 발생했다.

서울에서 수원으로 출퇴근한다는 김모(26) 씨는 이틀 연이어 쏟아지는 폭설에 급하게 휴가를 냈다. 김 씨는 “회사에 가려면 집에서 사당역으로 간 뒤 셔틀버스를 타고 수원까지 가야 하는데 생각만으로 진이 다 빠졌다”며 “가서 일도 안 되니 휴가를 쓰는 게 회사한테도, 나한테도 남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쯤 신도림역에서 만난 이모(32) 씨는 “출근 중 회사로부터 오늘 하루 재택근무로 전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다시 집으로 복귀해야 하는데 되돌아가는 길도 막막하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같은 시각 SNS에서는 ‘폭설로 집 앞에 버스도 안 오고 지하철도 지연되니 오늘 서울 출근은 포기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오전 수인분당선 일부 구간이 폭설로 운행이 중지되고, 국철 1호선 일부도 지연되면서 ‘지옥철’ 풍경이 재연됐다. 수인분당선과 1호선이 함께 지나는 청량리역에는 “오전 7시 48분에 출발하는 수인분당선 죽전행 전동 열차는 기상악화로 인해 운행하지 않으니 해당 열차를 이용하실 고객은 경의중앙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환승해달라”는 내용의 방송이 흘러나왔다. 해당 열차를 이용하려 했던 간호사 조민지(26) 씨는 “일부러 일찍 나왔는데 지하철이 멈출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오늘 내내 눈이 온다는데 퇴근할 때도 운행이 재개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1호선 신도림역 역시 ‘밤새 내린 폭설로 인해 일부 전동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가 계속됐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서울 지하철 1∼8호선 출근시간대 집중 배차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연장했다. 이 시간대 배차 간격은 2분 30초∼4분 30초로 5∼9분인 평시보다 짧다. 그럼에도 출근길 시민들은 일찍부터 피로감을 호소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출근한다는 직장인 전재혁(29) 씨는 “벌써 선 채로 차량 두 대를 보냈다”며 “회사에서 늦는 것을 용인해주긴 하지만 아침에 챙길 일이 많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급작스러운 정전·단수로 인한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52분쯤부터 마포구 염리동, 공덕동, 성산동 일부 지역에 정전이 발생해 총 75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공덕동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 A 씨는 “출근하니 컴퓨터가 안 켜져 업무가 마비된 상태”라며 “저장된 자료들이 사라졌을까 걱정돼 모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노지운·전수한·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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