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공공요금 줄인상 예고

서울·인천 지하철요금 인상검토
대구도 택시요금 500원 ‘저울질’
청주선 시내버스비 200원 올려

정부, 물가 압박·서민부담 우려


대구=박천학·인천=지건태·창원=박영수 기자, 전국종합

정부의 동결 기조로 잠잠하던 지방 공공요금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난 등을 이유로 요금 인상 카드를 잇달아 꺼내고 있어 물가 압박과 함께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인상 대상에 지하철, 택시, 시내버스, 상수도, 하수도, 쓰레기봉투 등 지방 공공요금 6종 모두 포함돼 있어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2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초에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시는 지난달 지하철 요금 인상을 예고했으나 정부의 물가 인상 억제 방침에 미뤘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인천시도 서울시와 연동해 내년 2월 도시철도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천시는 수도권 통합요금제가 적용되는 도시철도 요금 인상안을 놓고 서울시, 경기도, 코레일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내년 2월 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구의 택시 요금이 인상되면 지난해 1월 3300원에서 4000원으로 오른 이후 약 2년 만이다. 울산시도 내년 초 택시요금을 4500원으로 500원, 경남도는 4800원으로 800원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경남의 경우 시내버스 요금도 1500원에서 1700원(현금 기준)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임금인상과 물가상승으로 버스 재정적자가 늘어 시군에서 요금을 인상해 달라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선 이미 지난 23일 시내버스 요금이 1700원으로 200원 인상됐다. 광주시는 오는 12월 고지분부터 상·하수도 요금을 4년간 연 9% 인상하며, 강원 춘천시는 내년부터 하수도 요금을 2년간 30% 인상하기로 했다. 경남 통영시는 지난달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방 공공요금 6종은 2020년 1.8%, 2021년 0.6%, 2022년 0.8% 올랐으나 2023년엔 무려 3.7% 인상됐다. 최근 5년(2020∼2024년)간 10월 기준으로는 전국 지하철 요금(현금)이 평균 1376원에서 1522원으로 146원(10.6%), 택시요금(중형)은 같은 기간 3549원에서 4528원으로 979원(27.5%) 올랐다.

특히 지방 공공요금 6종의 내년 인상 폭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서민 물가에 영향이 큰 지방 공공요금 안정 관리를 위해 내년 요금은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하는 쪽으로 대책을 수립 중”이라며 “조만간 지자체에 협조를 당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천학
지건태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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