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벤처 1세대’ 황철주 회장, 무협서 경영철학 강연

“신뢰 구축하려면 공유해야
리더십도 결국 신뢰서 나와
인구 적고 자원 부족한 한국
기술혁신만이 살아남는 길”


“창업가의 ‘혁신 1%’와 구성원의 ‘신뢰 99%’가 결합할 때 새로운 성장이 만들어집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1세대이자 토종 반도체 장비 분야 개척자로 꼽히는 황철주(사진)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혁신과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신뢰’를 제시했다.

한국무역협회가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제183회 KITA CEO 조찬회’에 연사로 참여한 황 회장은 ‘새로운 성장 1%와 99%?’를 주제로 강연하며 독자 기술로 국산 반도체 장비의 세계화를 이끈 경영 철학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황 회장은 “새로운 성장은 새로운 기준 위에서 가능하다”며 특히 회사의 새로운 성장은 구성원의 ‘99% 신뢰’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는 ‘공유’를 제시하며 “신뢰가 없으면 리더십도 없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기술 혁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오직 기술 혁신에 달려있다”며 “정보와 기술이 빛의 속도로 공유되는 오늘날 세계 면적의 0.07%, 세계 인구의 0.64%에 불과하고 천연자원도 부족한 우리 대한민국이 더 잘살고 행복해질 길은 오직 기술 혁신뿐”이라고 했다.

‘한국의 ASML(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을 목표로 삼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투입되는 원자층 증착(ALD) 장비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ALD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의 특정 영역에 얇은 막을 화학적으로 증착하는 기술로, 기존 증착 기술 대비 막질을 더욱 얇게 형성할 수 있어 미세공정으로 갈수록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ALD 장비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9년까지 연 매출 4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주기율표상 4족 화합물인 실리콘 대신 3족과 5족 원소를 결합한 ‘3-5족 화합물’ 반도체 양산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반도체 공장의 핵심 공정으로 웨이퍼에 빛을 쏘아 미세 회로패턴을 새겨 넣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대체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은 “도전과 혁신으로 세계적 성공 신화를 만든 주인공이 전하는 깊은 통찰과 지혜는 변화의 시대를 헤쳐나갈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오늘 강연을 통해 참석자들이 새로운 성장을 이끄는 1% 리더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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