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년이’ 정지인 감독
“여성국극 관심 불렀다” 호평


“커튼이 열리는 순간, 마치 놀이공원에 처음 입장하는 듯한 기대감과 흥분을 주고 싶었습니다.”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tvN 드라마 ‘정년이’를 연출한 정지인(사진) 감독은 ‘극 중 극’으로 여성국극과 드라마를 동시에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가에 대해 이렇게 응답했다.

배우 김태리가 주연을 맡은 ‘정년이’는 최고 시청률 16.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막을 내렸다. 1회(4.5%)와 비교해 4배 가까이로 치솟았다. 여성이 남성 배역까지 책임지는 여성국극의 명맥을 잇는 여배우들의 분투기가 1950년대 6·25 전쟁 직후 시대적 공기를 살린 연출과 맞물리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최근 국가유산진흥원이 연장을 결정한 여성국극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이 매진되고, 내년 1월에는 신작 ‘벼개가 된 사나히’가 소개되는 등 이 장르가 현실에서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정 감독은 28일 문화일보와 나눈 서면 인터뷰에서 “당시 최고의 오락거리 중 하나였던 여성국극을 현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소재가 낯선 만큼, 이야기와 캐릭터들은 최대한 보편성을 띨 수 있도록 노력했다. 김태리를 비롯해 열정 넘치는 배우들이 합류해 준 덕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정년이’에 앞서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2021)을 연출하며 한국의 고전미를 살린 연출로 호평받았다. 제작비 상승과 고증의 어려움 때문에 사극과 시대극을 기피하는 현실에 대해 정 감독은 “시대극 속에는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없는 일종의 ‘간절함’이 있다”며 “사실 현대극이었으면 전화나 문자, SNS 댓글 하나로 해결되는 것들이 그 시절에는 절대 가능하지 않았다. 한 번 헤어지면 다시는 만나지도 못하는 간절하고 안타까운 심정이 시대극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정년이’의 또 다른 주인공은 ‘소리’였다. 김태리, 신예은 등은 극 중 소리꾼을 연기하기 위해 수년간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았다. 정 감독은 “끊임없이 우리의 가락과 국극을 들었다. 배우들도 기꺼이 재녹음을 진행하며 제대로 된 소리를 내려고 했다”면서 “소리 한 소절을 우연히 들었을 때 ‘아, 정년이에서 나왔구나!’ 정도의 반응만 나와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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