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박찬용(37), 윤세진(여·31) 부부

바리스타인 저(세진)와 일식 요리사인 남편은 모바일 게임을 통해 처음 만났어요. 제가 주로 하던 모바일 게임 속 모임 사람이 자기 친구라며 남편을 데려와 소개해줬어요. 물론, 게임 속에서요. 게임을 처음 시작한 남편을 도와주면서 점점 친해졌죠. 하루는 남편이 제가 일하는 카페로 놀러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눈앞에 나타난 남편은 늘 상상만 해오던 이상형이었답니다. 그날 남편은 제 퇴근 시간까지 기다려주다가 함께 인천 영종도로 드라이브를 갔는데요. 막상 만나보니 생각했던 이미지와 조금 다르게 시크하기보다는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답니다. 하하.

하루는 제가 남편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남편은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는 대신 초밥을 사달라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된 남편은 진정한 ‘스파르타식 교육’이 무엇인지 보여줬답니다. “아직도 자전거를 못 타면 어쩌냐” “운동신경이 꽝이다”라면서 옆에서 계속 저를 지적했어요.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다음 날 출근인데도 저를 붙잡고 도와주는 게 고마웠답니다.

연습이 끝나고 초밥집에 갔는데, 아뿔싸!! 일식 요리사인 남편이 초밥을 먹을 때마다 쉬지 않고 음식 설명을 하더라고요. 식사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식사하면서 음식 평가하고 설명하는 게 달갑지 않다”고 했더니 곧장 사과하더라고요. 물론 저 역시 바리스타이다 보니 그런 직업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긴 했어요. 지금도 일식당에 가면 종종 그때와 비슷한 일이 반복되곤 한답니다. 저희는 연애를 시작하고 구체적인 결혼 계획이 없었는데요. 어느 날, 시부모님께서 저희의 궁합을 보고 오셔서 “둘이 잘 살려면 3월에 결혼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친정 부모님도 흔쾌히 수락하셔서 저희는 지난 3월 결혼식을 올리게 됐답니다.

결혼하면 태도가 변하는 배우자들도 많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남편은 집안일도 적극적으로 하고 여전히 저를 사랑하고 배려해줘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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