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해역에서 올해 발굴된 곰방대. 국가유산청 제공
선유도 해역에서 올해 발굴된 곰방대. 국가유산청 제공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머무는 곳"

조선 후기에 그려진 지방 지도인 ‘만경현 고군산진 지도’는 오늘날 전북 군산 선유도 앞바다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삼국 시대부터 한반도와 중국 지역을 잇는 중요한 뱃길로 여겨졌던 이 곳에서 조선 시대까지도 여전히 왕성한 해상교역이 이뤄졌음을 뜻한다.

마치 고문서의 기록을 증명이나 하듯 올해 선유도 앞바다에서 실시된 수중 발굴 결과 조선 시대 유물들이 다수 발견돼 눈길을 끈다. 국립해양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군산 선유도 해역을 발굴 조사했으며 총 220여 점의 유물을 새로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유물 중에는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도자기가 190여 점이고 조선시대 화폐인 상평통보(常平通寶)와 청동 숟가락 등 금속 재질의 유물 20여 점도 포함됐다. 수출된 유물 중에는 조선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 백자, 곰방대(담뱃대) 등은 같은 형태로 여러 점 발견됐다.

흡입 펌프를 사용해 해저를 살피고 있는 잠수사. 국가유산청 제공
흡입 펌프를 사용해 해저를 살피고 있는 잠수사. 국가유산청 제공
연구소는 "선원들이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배로 운반했던 화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충남 태안에서 발견된 ‘마도 4호선’을 제외하면 그동안 물속에서 찾은 조선시대 유물 대부분이 교역을 위한 화물이 아닌 선원들이 사용했거나 유실된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연구소는 또한 그간의 조사 결과를 정리해 2025년에 조사 보고서를 출간할 예정이다.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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