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작 ‘어떤 어른’ 출간 김소영 작가
아이를 ‘온전한 개인’ 그린 작가
신작선 ‘좋은 어른 되는법’ 고민
어린이들 배제하는 ‘노키즈존’
아이들 위하는 ‘어린이 박물관’
모두 다 어른과 분리시켜 문제
완벽한 어른은 불가능하지만
존댓말 쓰기부터 시작해 보길
“어린이에 관한 책을 썼는데 가장 많이 돌아온 질문은 ‘어떤 어른이 되면 좋을까’였어요.”
김소영 작가는 4년 전 자신이 운영하는 독서 교실에서 만난 어린이들과의 오손도손한 이야기를 그린 책 ‘어린이라는 세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존재들이라고 여겨졌던 ‘어린이’를 온전한 개인으로 그려낸 김 작가의 이야기는 20만 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로부터 4년, 여전히 독서 교실을 운영하는 그는 최근 그 맞은편에 있는 제목을 가진 책 ‘어떤 어른’을 가지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지난달 말 문화일보에서 만난 그는 “전작이 큰 사랑을 받고 많은 어른들이 자신의 사연과 고민을 보내왔다”며 이번 책이 ‘그들에게 다시 건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가 ‘어린이’라는 수식어와 함께한 것이 어느덧 24년이다. 2000년 어린이책이 좋아서 시작한 편집자 생활을 통해 ‘책 속의 어린이’였던 존재들은 ‘독자로서의 어린이’가 됐다. 13년간 지낸 출판사를 나와 독서 교실을 연 뒤에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시시콜콜한 추억을 공유하다 보니 마침내 ‘하나의 세계로서의 어린이’가 그의 앞에 있었다. 그는 양육자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이들을 바라본다. “저한테는 이제 이 존재들이 각각의 고유성을 가진 개인이고 사회 구성원이고 하나의 세대이기도 해요.”
전작이 큰 인기를 얻은 후 그는 다양한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린이에게 호의적인 인권 보호 단체와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만나고 아이들과 접점이 없는 기관에서 강의하면서 자신이 파주의 교실에서 만난 은수와 인하, 윤서와 같은 아이들이 “독립적인 개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 때문에 ‘노키즈존’과 ‘어린이 박물관’ ‘키즈 카페’와 같이 어른과 어린이가 분리된 시설에는 부정적이다. 그는 “배제하는 방식은 가장 편리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며 “미디어에서도 언젠가부터 가난한 아이들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해야 한다”는 뼈아픈 지적도 내놨다. 사회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그를 두고 “너무 정치적”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김 작가는 이에 개의치 않고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 대한 논의인데 너무나도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며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조건에 대해서 함께 치열하게 고민을 나누는 게 정치”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고민은 어른의 몫이다. 책에도 언급됐듯이 교실을 넘어 동네 세탁소부터 식당과 도서관, 식당까지 어린이와 어른이 마주치는 순간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도 많다. 그는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 존재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를테면 동네에서 만난 아이에게 존댓말을 쓰기 시작하면 많은 것이 변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다양해진 독자들을 보며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근래에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남성 독자가 늘어났다는 점. 그는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립감이 있는 것 같다”며 “양육자가 아닌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읽으며 지지를 받는 기분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과분하지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긴 시간과 이야기를 통과한 끝에 그는 어른으로서의 고민을 끝냈을까. 그가 생각하는 어른의 자세에 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은 ‘최선’을 향해 있었다. “완벽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죽을 힘을 다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에게 있는 제일 좋은 것을 꺼내본다는 그런 마음요.”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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