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모아나2’에서 모아나는 바닷길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태평양을 종횡무진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애니메이션 ‘모아나2’에서 모아나는 바닷길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태평양을 종횡무진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모아나2’ 5일간 136만명 관람

부족 영웅된 모아나의 ‘항해기’
다채로운 음악·풍부한 스케일
전개 다소 산만… 메시지 약해


청량한 바다가 돕는 폴리네시안 소녀 ‘모아나’가 돌아왔다. 27일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는 전편을 충실하게 계승한 속편이다. 스케일을 키우고 드넓은 태평양에서 펼쳐지는 ‘모아나’의 모험은 더 화려해졌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1편을 동어 반복한다.

‘모아나2’에서 모아나는 ‘길잡이’가 된다. 그리고 ‘모든 바다 부족들을 연결하라’는 새로운 계시를 받는다. 1편에서 ‘항해사’가 돼 부족들의 터전을 살렸던 모아나는 이번엔 저주로 죽어있는 바닷길을 되살리러 모험을 떠난다.

영상미는 ‘모아나2’의 최대 강점이다. 탁 트인 바다 풍경과 모아나와 반신반인 마우이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돋보인다. 스케일도 커졌다. 일단 모아나에게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일행이 생겼고, 자연히 타는 배도 커졌다.

관객으로선 모아나와 마우이의 활약을 별다른 걱정 없이 신나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모든 바닷길이 연결되는 지점인 전설의 섬 ‘모투페투’에 가는 길은 까마득하지만, ‘길잡이’ 모아나와 함께라면 태평양 항해도 인천 앞바다 드나들듯 손쉽다. 번개로 공격하는 ‘폭풍의 신’ 날로를 만나지만, 모아나는 이미 조언을 들었다. “길을 잃었다면, 새로운 길을 만드는 거야.” 이렇다 할 위기나 갈등이 없어 마음은 편하지만, 그만큼 싱겁다.

1편에 비해 모아나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은 아쉽다. 8년 전 1편의 모아나가 사랑받았던 이유는 ‘공주’임을 거부하며 누구보다 진취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모습이 울림을 줬기 때문.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이토록 자신의 길을 고민하며, 지도자가 되기 위해 애쓰는 여성 캐릭터는 없었고, 그래서 신선했다.

그런데 8년 후 지금은 모아나의 메시지가 더 이상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성장형 캐릭터였던 1편의 모아나에 비해 이미 부족의 영웅으로서 거침없이 전진하는 2편의 모아나엔 묘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모아나와 마우이의 맹활약 덕에 2편에서 추가된 일행들은 사족 같다.

이번 영화의 음악은 전편처럼 시원하고 흥겹다. 폴리네시안 전통 음악은 물론 힙합 랩과 블루스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그런데 귀에 꽂히는 넘버가 없다. 1편의 음악감독 린-마누엘 미란다의 부재가 크게 느껴진다. 이는 영화가 산만하게 진행돼 모아나의 감정선이 전편만큼 깊숙이 와닿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1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익숙함은 흥행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간 92만 명이 봤고, 1일까지 누적 관객수 136만 명을 넘겼다. 북미에선 더 뜨겁다. 오프닝 성적 5750만 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최대 흥행작이었던 ‘인사이드 아웃2’(6355만 달러)의 오프닝 성적에 비견된다.

반면 평단의 평가는 저조하다. 영화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57점을 기록 중이다. 전편은 81점이었다. 로저에버트 닷컴은 “일부 관객에겐 충분할 것 같지만, 놀랍도록 얇은 스토리텔링과 실제 모험이 거의 없는 모험 이야기”라고 평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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