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명당으로 알려진 서울 노원구의 복권판매점 앞에 복권을 사기 위해 줄 선 시민들.  연합뉴스
로또 명당으로 알려진 서울 노원구의 복권판매점 앞에 복권을 사기 위해 줄 선 시민들. 연합뉴스


■ 역사 속의 This week

“노동자들의 즐거움이자 어리석게 만드는 것이요, 진통제이자 지적 자극제였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에서 복권을 이렇게 묘사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을 로또 당첨. 로또 한 장 주머니에 넣고 한 주 동안 행복한 상상을 펼친다. 서민들에게 희망이자 행운인 로또는 2002년 12월 2일 국내에서 처음 발매됐다.

1에서 45까지의 숫자 가운데 6개를 골라 모두 맞으면 1등에 당첨되는 방식으로, 5회까지 당첨금 이월이 가능했다. 한 게임당 2000원이었는데 발행 첫 주 판매액은 36억 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7~9회 1등 당첨자가 없어 이월되는 바람에 10회 차에 2600억 원이 팔릴 정도로 광풍이 일었다.

이듬해 4월 역대 최고액인 407억 원 당첨의 ‘대박’이 터졌다. 그 주인공은 강원 춘천의 한 경찰관이었다. 정부는 과열을 우려해 2003년 2월 이월 횟수를 2회로 줄였고, 2004년 8월부터는 게임당 10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1등 당첨 확률은 814만5060분의 1로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럼에도 로또를 사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다. 복권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잘 팔리는 대표적 불황 상품이다. 지난해 판매액은 6조7507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 중 로또가 5조652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3조61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이 추세면 연간 복권 판매액이 올해 7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현재 로또 1등 당첨자는 매주 평균 12명, 1인당 1등 당첨 금액은 21억 원 수준이다. ‘인생역전’의 대명사지만 물가와 집값이 치솟은 탓에 당첨 금액의 가치가 떨어졌다. 1등에 당첨돼도 세금을 제하고 나면 강남 아파트 한 채 사기도 쉽지 않다. 당첨 금액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최근 정부가 로또 당첨금 규모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당첨금을 상향할 경우 당첨 확률을 낮추거나 게임비를 올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20여 년간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은 8000명이 넘는다. 지난 7월에는 1등 당첨자가 역대 최다인 63명이 나왔다. 당첨금은 4억1993만 원(실수령액 3억1435만 원)에 불과했다. 종전 최다 기록은 2022년 6월 50명이 1등에 당첨된 것이었다. 지난해 3월에는 2등 당첨자가 664명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무더기 당첨이 연이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로또 조작설이 다시 불거졌다.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조작설을 일축했던 복권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 측은 조작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평소 인원의 5배인 100명이 참관한 가운데 공개 추첨을 진행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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