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편법으로 정치 후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후원한 사람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기부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아 미수범 처벌규정이 없는 정치자금법상 불법자금을 주려 한 사람도 처벌할 수 없게 된 셈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 씨는 2017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이흥수 당시 인천 동구청장의 재선 선거운동에 쓸 목적으로 선거사무실을 빌리고 임대료·관리비 등을 지급해 1400만 원의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구청장도 A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이 전 구청장이 사무실을 빌리는 과정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빌린 사실을 알았는지 입증되지 않는다며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는 A 씨가 이 전 구청장의 재선 선거운동에 쓸 목적으로 사무실을 빌려 임대료 상당액을 정치자금으로 준 게 맞는다고 보고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정치자금법상 기부한 사람과 받은 사람은 ‘대향범’ 관계이기 때문에 이 전 청장에게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A 씨도 처벌할 수 없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전 구청장에 대해서는 상고하지 않는 대신 A 씨에 대해서는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검찰 상고를 기각했다.

이후민 기자
이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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