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왼쪽 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전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박윤슬 기자, 연합뉴스
한동훈(왼쪽 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전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박윤슬 기자, 연합뉴스


■ 민주, 정부예산안 4조 감액

野 “더 삭감할 수 있다” 압박
與 “취소 전 협상 없다” 반발
극한충돌속 타협여지 안보여

정기국회 막판까지 파행 예고
우원식, 본회의 상정여부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내년도 감액 예산안을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중재에 나섰지만 여야 충돌은 쉽게 풀리기 어렵다. 정부 원안(677조4000억 원)에서 4조1000억 원을 깎은 더불어민주당은 “더 많은 금액을 삭감할 수도 있다”고 압박하고 있고, 여권은 “민주당이 감액안을 취소하지 않으면 추가 협상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대화와 협상이 실종된 ‘정치 실패’가 이번 예산안 사태를 통해 다시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날치기 예산 행보’로 인해 민생·치안·외교·재해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겉으로는 예산 증액을 포함한 협상을 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단독 삭감 예산안을 기획·처리한 뒤 뻔뻔하게도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협상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 대표의 ‘이중 플레이’는 정부·여당을 우롱하고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예산안을 보면 권력기관 예산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인 ‘용산 어린이정원 과학기술체험관’ 운영 예산(42억1500만 원)은 전액 삭감됐고,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사업은 497억2000만 원이 삭감돼 8억3700만 원만 남았다. 전공의 지원 사업은 ‘복귀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931억여 원이, 아이돌봄 지원 돌봄수당 사업은 384억 원이 삭감됐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예결위 날치기 처리를 사과하고, 즉각 감액 예산안을 철회하라”며 “사과와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대구 현장 최고위에서 “검찰 쌈짓돈이 없다고 무슨 민생이 마비되나”라며 “뺄 것만 뺐는데 살림을 못 한다는 건 원안이 부실했다는 고백이거나 거짓 엄살”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얼마든지 부족한 예산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 의장이 이날 오후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야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예결위에서 단독 처리한 예산안을 곧바로 상정하는 대신 여야 협상을 유도해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 우 의장이 정기국회 막판 단독 감액안 상정을 결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올해도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게 된다.

한편 민주당은 예산 부수법안 가운데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은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부결시킬 방침이다.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둘러싼 이견에 일괄공제 및 배우자 공제 한도 확대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과 부가가치세법은 정부·여당이 주장한 배당소득 분리 과세와 관련한 내용을 수정해 의결하기로 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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