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도서국 순방 중 경유차 지난달 30일 미국 하와이에 도착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건배사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태평양 도서국 순방 중 경유차 지난달 30일 미국 하와이에 도착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건배사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라이 “전쟁 승자 없어 평화 귀중”
中, 대만 겨냥 군사훈련 가능성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이틀째 미국 하와이에 머물며 정치인, 학자 등과 만나는 일정을 이어갔다. 중국이 그의 방미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대만을 겨냥한 군사훈련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2일 대만 쯔유스바오(自由時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날 싱크탱크 동서센터(EWC)를 방문해 ‘공영하는 미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파트너로서의 대만’이라는 주제로 연설을 했다. 지난달 30일 하와이에 도착한 라이 총통은 진주만 공습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USS 애리조나 기념관 등을 방문했다. 또 주정부 관리, 의원, 대만계 정치인 등이 참석한 만찬에서 “전쟁에는 승자가 없으며 평화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다.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의 이번 방미는 태평양 도서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하는 6박 7일간의 해외 순방 일정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틀간 하와이에 머문 뒤 마셜제도와 투발루를 거쳐 다시 경유지인 미국령 괌에서 하루를 보내고 팔라우로 이동한다. 라이 총통의 해외 순방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방미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와의 만남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는 중국의 압박에 시달리는 대만은 총통 해외 순방 시 미국 경유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다져왔다.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도 지난해 4월 중앙아메리카 수교국 방문을 계기로 캘리포니아주를 경유하며 케빈 매카시 당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했다. 당시 중국은 차이 전 총통의 방미를 문제 삼아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이번에도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군사훈련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들어 중국은 라이 총통의 취임식과 건국기념일(10월 10일·쌍십절) 연설을 문제 삼아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바 있다.

중국은 라이 총통의 이번 방미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중국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미국과 대만의 공식 교류에 단호히 반대하고, 대만 당국 지도자가 어떤 명목·이유로든 미국을 쏘다니는 것(竄美)에 단호히 반대하며,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 독립’ 분열 분자 및 그 분열 행동을 지지·종용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또 미국이 라이 총통의 해외 순방을 하루 앞두고 대만에 F-16 전투기 등 무기를 판매한 것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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