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시리아 이들립에서 민간 응급구조대인 ‘화이트 헬멧’ 대원들이 러시아군과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 공습으로 무너지고 불이 난 건물과 차량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인명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전투기 최소 6대가 동원된 러시아군과 정부군의 폭격으로 이들립에서만 최소 8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화이트 헬멧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1일 시리아 이들립에서 민간 응급구조대인 ‘화이트 헬멧’ 대원들이 러시아군과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 공습으로 무너지고 불이 난 건물과 차량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인명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전투기 최소 6대가 동원된 러시아군과 정부군의 폭격으로 이들립에서만 최소 8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화이트 헬멧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반군 ‘제2도시’ 알레포 등 점령
수도 다마스쿠스로 계속 진군
레바논 휴전의 ‘풍선효과’ 분석

러·정부군, 전투기 폭격 ‘반격’
이란도 아사드 정권 지원 의사


러시아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 재점령 등 세력 확장에 나선 반군이 장악한 도시를 집중 폭격하면서 시리아 내전이 다시 격렬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으로 레바논 지역 전쟁이 잠잠해지자마자 전쟁의 불길이 또 다른 중동 화약고인 시리아에서 터져 나오는 ‘풍선효과’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이 각각 전투기를 투입하고, 지원을 약속하면서 시리아 내전이 국제전으로 확산할 조짐도 커지고 있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과 시리아 정부군은 전투기 최소 6대를 동원해 시리아 반군의 북부 거점 도시인 이들립을 폭격했다. 전날 반군이 이들립에서 북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시리아 제2 도시 알레포를 장악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들립 내 민간인 밀집 주거지역을 겨냥한 이번 폭격으로 최소 8명이 숨지고 6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군이 점령한 알레포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알레포대 병원 인근도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으면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다만 러시아는 반군의 은신처와 보급로를 공격했을 뿐 민간인을 노린 폭격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반군의 기습 공격에 알레포를 포기하고 후퇴한 시리아 육군도 알레포 남쪽 지역에서 병력을 재정비한 후 반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정부군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시리아 정부와 군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이란이 개입을 선언한 것은 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경우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시리아에 해군·공군 기지를 두고 지중해와 중동 지역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시리아 국민 대다수가 수니파인 상황에서 시아파인 아사드 정권이 밀려날 경우 시아파 벨트에 구멍이 생기게 된다.

러시아군과 정부군의 반격에도 반군은 정부군 주요 거점인 하마·홈스와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가 위치한 남쪽 방향으로의 진군을 계속하고 있다. 반군은 하마에서 최소 4개 마을을 점령했으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도시인 셰이크 나자르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반군 지도자 아부 모하마드 알 졸라니는 SNS에 게재한 영상에서 “다마스쿠스의 심장부에 도착할 때까지” 전사들이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군의 이번 공격은 러시아와 이란이 각각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집중하는 틈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점령 영토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러시아는 시리아 곳곳에 배치해 놨던 무기들을 유럽 전선으로 이동시킨 상태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로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이 흔들리면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반군이 의도적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시기에 맞춰 시리아를 공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스라엘과 싸우던 헤즈볼라 대원들이 시리아로 넘어와 정부군을 지원하기 전에 알레포를 선제 공격했다는 것이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박상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