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야 유럽이야"…영국 총리의 선택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과 유럽 모두와 협력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해도 미국과 유럽 중 하나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 런던 시장 주최 연회에서 행한 외교 문제에 대한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 세기 넘게 안보와 번영의 "초석"이었던 미국과의 관계를 "절대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이 국익을 상호 증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두 나라가 함께 협력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정서에 관한 것이 아니라 냉혹한 현실 인식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또한 유럽과의 강력한 관계가 성장과 안보에 필수적이라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수년간의 분열을 뒤로하고 유럽과의 관계 재설정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의 일원이었던 때의 이동의 자유로 돌아갈 수도, 관세 동맹으로 돌아갈 수도, 단일 시장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면서도 EU와 함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협력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위험한 시기에 동맹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은 명백히 잘못된 것으로,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타머 총리는 클레멘트 애틀리와 윈스턴 처칠 전 총리도 동맹국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다면서 국익은 모두와 협력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로 우크라이나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질서가 크게 뒤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타머 총리는 "이런 격동의 시기에도 영국이 변함없이 책임감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