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 공무원노동조합이 상호존중 문화 정착 캠페인을 펼치며 고양시의회 의원들에게 전달하려다 거부당한 간식 꾸러미 앞뒷면.
고양특례시 공무원노동조합이 상호존중 문화 정착 캠페인을 펼치며 고양시의회 의원들에게 전달하려다 거부당한 간식 꾸러미 앞뒷면.


노조 "상호존중 캠페인, 민주당 삼임위원장이 거부"
A 위원장 "민감한 시기 이런 것 받는 게 더 문제"
"이동환 고양시장-민주당 소속 시의원들 갈등 불똥"



고양=김준구 기자



‘간식 꾸러미’ 하나로 시작된 지방의회와 지방 공무원 노동조합 간 감정싸움이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3일 고양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30일 ‘고양시의회의 비상식적 행태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의 발단은 매년 노조에서 행정사무감사 때 시의원들에게 나눠주던 간식 꾸러미를 시의회에서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노동조합이 매년 진행해 온 공무원과 시의회의 상호존중 문화 정착 캠페인이 올해는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거부됐다"며 "이는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무시이며,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겠다는 비상식적인 권위주의의 발로"라고 날을 세웠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미 시의회 운영위원장과 사전에 협의를 마친 사안인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A 상임위원장이 갑자기 이를 다른 상임위까지 받지 말자고 하면서 모두 안 받기로 됐다"고 주장했다.

간식 꾸러미 거부 직후 노조 관계자가 이를 비판하는 글을 공무원 내부 게시판에 올리자, 이날 오후 A 위원장은 해당 노조 관계자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A 상임위원장은 노조 측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진실을 오도하고 있다며 2일 반박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간식 꾸러미에 대해 A 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가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런 것을 공무원들로부터 받는다는 것 자체가 옳지 못한 처사라고 생각해 거부한 것"이라며 "노조에서는 상호 존중문화를 정착하려는 캠페인이라고 주장하지만 행정사무감사를 하는 민감한 시기에 이런 것을 받는 것이 오히려 더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간식꾸러미 자체도 매년 해오던 행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A 위원장은 "의회 전문위원이 간식꾸러미를 받을 건지 물어서 이런 것을 받으면 안 된다고 했을 뿐 다른 상임위원장들한테 받지 말라고 독촉한 사실도 없고 각 상임위 위원장들이 부재중이거나 각자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조 관계자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내가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고 했다지만, 그날 게시판에 글이 올라온 후 시의회 소속 공무원에게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소지가 있으므로 캡처를 잘 해놓으라고 말한 게 전부"라고 했다.

한편 현재 고양시는 이동환 고양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반면, 고양시의회는 의장과 4개의 상임위원장을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자리하고 있다.

시 공무원들은 시의회의 이번 간식 꾸러미 거절이 이동환 고양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 간의 갈등의 불똥이 공무원들에게 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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